(서울=뉴스1) 심언기 원태성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12·3 비상계엄을 처음 접한 순간 "딥페이크야. 가짜뉴스야"라며 "미쳤네"라는 말을 읊조렸다고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해제 후 2선으로 물러난 후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공동 국정운영 방안을 발표한데 대해선 "국정농단이고 헌정질서를 훼손시키는 또 다른 내란이자 쿠데타"라고 평가했다.
보수 진영의 유력 주자인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을 향해선 "이념의 투사처럼 거친 극우 성향을 작심한 듯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14일 뉴스1이 입수한 신간 저서 '결국 국민이 합니다'에서 이 전 대표는 이같은 내용을 비롯한 비상계엄 사태 뒷 얘기를 전했다. 아울러 자신의 과거 행보, 철학·비전과 함께 대선에 임하는 각오도 설파했다.
이 전 대표는 12월 3일 밤 10시 30분께 아내가 전해준 비상계엄 발령 소식을 처음 접한 뒤 "뭐라고?"라고 반문하며 "이거 딥페이크야. 가짜뉴스야"라고 믿지 못했다고 전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정청래 의원의 전화와 이후 당직자 텔레그램 대화방 등에서 현실을 자각한 뒤 "미쳤네"란 외마디가 절로 터져나왔다고 회상했다.
이후 잘 알려진대로 이 대표는 국회로 향하며 라이브 방송으로 상황의 심각성을 전파하는 한편, 민주당에 "국회로"란 지시를 내렸다. 그는 김어준, 이동형 등 진보 진영 유력 인사들에게도 유튜버 등을 통한 여론전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12·3 계엄과 이어진 후속 대응을 시간 순으로 정리해 회고한 이 전 대표는 12월 8일 한동훈 전 대표와 한덕수 총리의 '공동 국정운영 방안' 대국민담화 발표에 대해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힐난했다.
그는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면서도 '대리 국정운영'을 하겠다니 가당치도 않은 일"이라며 "이러한 행위야말로 국정농단이고, 헌정질서를 훼손시키는 또 다른 내란이자 쿠데타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투표를 통해 선출하고 위임한 대통령의 권력을 어떤 법적 근거도 없이 주고받는다는 것은 국민주권에 대한 정면도전일 뿐"이라고 힐난했다.
이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을 향해 '악을 앞으로 덮는 자의 최후'라고 비판하면서, 12·3 비상계엄의 대표적 징후 중 하나로 김문수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를 꼽기도 했다.
그는 "장관 후보자 스스로 이념의 투사처럼 거친 극우 성향을 작심한 듯 드러냈다"면서 "김문수 장관뿐만이 아니다. 윤석열 정부의 국무총리와 장관들은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 오면 완전히 검투사로 변했다"고 했다.
그는 △안창호 △강정혜 △김용원 △이충상 △이한별 △한석훈 등 국가인권위원들과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등 임명을 지적하며 "이런 해괴망측한 인사를 좌고우면하지 않고 연달아 하는 것을 보고 기가 막혔다"고 말했다.
이어 "비상계엄이 해제되지 않았다면? 저들의 시나리오대로 흘러갔다면? 상상하기도 싫을 만큼 끔찍한 상황이 벌어졌을 것"이라면서 "박종철 열사 때처럼 '탁 치니 억하고 죽더라'는 식으로 쥐도 새도 모르게 없애버렸을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죽음은 두렵지 않지만, 그렇게 죽임을 당하는 것은 두려운 일"이라며 "그 비극을 막아준 우리 국민들을 생각하면 미안하고 고맙고 가슴 아파서 다시 눈물이 난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내란은 진압되었고 윤석열은 파면되었다"면서 "이 긴 겨울을 이겨내고 위대한 빛의 혁명을 만들어낸 국민들이 다시 찾아온 이 봄에 어떤 새로운 세상을 또 만들어낼까. 나도 그 길에 기꺼이 함께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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