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상희 손승환 기자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일 "보훈과 안보를 목숨처럼 여기는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극장에서 제2연평해전을 소재로 한 연극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를 관람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12월 16일 당 대표직 사퇴 후 두 달간 잠행을 이어오던 한 전 대표는 지난 26일 저서 출간을 계기로 정치 행보를 재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인용에 따른 조기 대선을 전제한 움직임이다.
한 전 대표는 "작은 소극장에 모인 이 마음이 결국 대한민국을 더 안전하고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안보와 보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군인사법 개정안과 국가배상법 등을 언급하며 "짧은 기간 동안에 당 대표를 하면서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그 점을 제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우리가 보훈을 얼마나 중요시 하고 제복 입은 영웅들을 얼마나 예우하는지가 우리를 더 안전하고 강한 나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또 "'87 체제'를 극복하자는 말은 단순하게 권력 구조만 바꾸자는 게 아니라 87 체제에 남아 있던 군이나 영웅들에 대한 차별 대우 조항들, 이중 배상 금지 같은 문제 조항들도 제대로 바꾸(자는 의미)"라며 "50년, 100년 갈 수 있는 발전의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걸(개헌을) 위해서 우리 모두가 희생하겠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며 "다들 새 시대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 했기 때문에 (개헌이) 안 됐다고 생각한다. 한 세대를 문 닫겠다는 자세와 희생 정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극장에는 친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배현진·고동진·박정훈·우재준·정성국·한지아 의원, 김종혁 전 최고위원, 정광재 대변인, 윤희석 전 대변인 등이 자리했다.
특히 최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갈라선 허은아 전 개혁신당 대표도 함께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허 전 대표는 한 전 대표 측과 조율 없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극이 시작되기 전부터 극장 앞 도로에는 80명이 넘는 지지자들이 모여 한 전 대표를 기다렸다. 일부는 '목숨 걸고 계엄을 막아낸 한동훈! 당신이 애국자입니다. 어서 돌아오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베이지색 코트에 연두색 니트, 운동화를 신은 편안한 차림의 한 전 대표가 등장하자 한 전 대표를 기다리던 지지자들은 환호성과 함께 '한동훈'을 연호했다.
그는 고개 숙여 인사하며 손을 흔들고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눴다. 한 지지자는 한 전 대표에게 꽃다발을 건네기도 했다.
한 전 대표는 당 비대위원장 시절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고(故) 한상국 상사를 기리는 동화책 제작 프로젝트를 소개한 바 있다. 이 인연으로 한 상사의 배우자 김한나 씨는 지난 7·23 전당대회 당시 한 전 대표의 후원회장을 맡았고 이날 연극도 함께 관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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