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한상희 손승환 기자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제2연평해전을 다룬 연극을 관람하며 정치 행보를 재개했다. 지난해 12월 16일 당 대표직 사퇴 이후 76일 만이다.
첫 공개 일정으로 이러한 주제의 연극을 관람한 것은 보수의 전통·핵심 가치인 '안보'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오후 한 전 대표는 서울 종로구의 한 극장에서 제2연평해전을 소재로 한 연극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를 관람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보훈과 안보를 목숨처럼 여기는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 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군인사법 개정안'과 '국가배상법' 등을 언급하며 "짧은 기간 동안에 당 대표를 하면서 그 점을 제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는 안보 이슈를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을 거치며 보수층에서 약해진 자신의 입지를 다시금 다지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한 전 대표는 윤 대통령 탄핵 인용으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개헌론을 자신의 핵심 의제로 내세울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특히 권력구조만이 아니라 전면적인 사회 개혁이 이뤄져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87 체제'가 단순히 권력구조를 바꾼다는 면에 집중할 게 아니라 사회 전체가 시대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군인 차별 조항과 이중 배상 금지 등 개정이 필요한 조항들을 지적하며 "50년, 100년 갈 수 있는 발전의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개헌 필요성도 거론했는데, 이는 윤 대통령과 강성 보수층이 제기하는 '부정선거 의혹'과는 거리를 두면서도, 선관위 채용 비리 의혹 등에 실망한 일반 보수·중도층을 겨냥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날 "선관위에 대한 개헌이 필요하다"며 "선관위의 독립성을 존중하되 감사 범위를 선관위까지 넓히는 방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작심 비판하기도 했다. 이 대표의 대선 상대는 자신이 적격임을 강조하고 나선 셈이다.
한 전 대표는 이 대표가 개헌에 유보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해 "그분은 5년 동안 범죄 혐의를 피하고 싶은 것 아니겠나"라며 "그분의 문제는 헌법을 지키려는 게 아니라 자기 몸을 지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내에서 "(지금은) 한동훈의 시간이 아니다"(윤상현 의원), "빨리 피는 꽃은 빨리 시들기 마련"(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이라는 견제의 목소리가 있는 가운데 한 전 대표는 이를 뒤로 하고 다시 시작한 정치 행보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한 전 대표는 오는 5일에는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청년문화공간에서 지난달 26일 출간한 저서(한동훈의 선택, 국민이 먼저입니다)의 북 콘서트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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