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장애인들이 안전하게 생활해야 할 공간에서 오히려 학대를 당했다는 사실에 하루하루가 고통스럽습니다.”
울산 A 재활원 상습학대사건 공동대책위원회가 15일 울산시청 남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피해자 가족들이 울산시장에게 쓴 손 편지를 낭독했다.
A 재활원 학대 피해자의 여동생이라고 밝힌 B 씨는 “저희 오빠는 5년 전 A 재활원에 입소했다. 장애인이지만 누구보다도 따뜻하고 밝은 성격이었다”며 “입소한 뒤 행동이나 생활의 어려움이 생길 정도로 하루가 다르게 나빠졌다”고 말했다.
이어 “당연히 노화되는 과정이라 생각했지만 정말 믿을 수 없는 정도의 지속적인 학대와 폭행이…. CCTV를 확인하는 동안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분노가 찼다”고 전했다.
아울러 “5개월이 다 돼가는데도 죄를 지은 사람은 있는데 아무런 대책도, 실질적인 변화도, 처벌도 없다”며 “지금도 열악한 환경에서 그대로 방치된 채 생활하고 있다. 또한 돌봄 공백으로 인해 2차 고통도 따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 가족들은 이번 사건을 통해 깊은 상처를 입었지만 더 이상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시장님의 관심과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거주인의 언니 C 씨는 “시장님께 간청드리는 사항은 A 재활원 시설 책임자·관계자들도 직무 유기 방임이며, 거주인들 약물 과다 복용 실태조사, 회계감사, 내부 감사를 요청드린다”고 했다.
이어 “애타고 가슴 아픈 가족들의 고통을 헤아려 거주인들의 인권과 안전한 생활 보장을 받을 수 있게 지원 부탁드린다”며 “부모님 두 분 다 일찍 돌아가셔서 저희 여동생은 지금까지 저만 의지하고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A 재활원에서 벌어진 학대 사건을 규탄하고 가해자들의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는 장애인 단체들의 연대 발언이 차례로 이어졌다.
이들은 △울산시장의 사과 △시설운영법인 행정처분 및 특별감찰 △피해 거주인 지역사회 자립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A 재활원에서 생활지도원 20명이 거주 장애인 29명을 상습 학대한 정황이 드러나, 직원 4명이 구속되고 나머지 직원 16명과 시설 대표가 불구속 입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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