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전국 주요 철도공사 현장에서 붕괴와 지반침하 등이 발생하면서 국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표면에서 40~50m 이하의 대심도 철도공사가 이전보다는 더 잦아진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하며 이들 공사의 안전성 확보 방안 마련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하 철도 공사에 사용된 공법은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붕괴나 땅꺼짐(싱크홀)과 같은 위험을 사전에 인지하고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붕괴, 싱크홀 사고는 철도공사 현장이거나 인근에서 발생했다.
먼저 3월 25일 서울 강동구 대명초등학교 인근 사거리에서는 싱크홀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현장 인근에는 지하철 9호선 연장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후 4월 11일에는 경기 광명시 일직동 인근 신안산선 복합전철 지하 터널 공사장이 붕괴됐다. 이 사고로 작업자 1명이 사망하고 상부 도로가 파손됐다.
전남 무안공항에서도 인근 고속철도 공사로 인해 지반침하와 시설물 균형·변형이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계류장 보호대 기초, 여객청사 및 GSE도로 경계면, 탑승교 기초 주변 등에서 지반침하로 인한 시설물 변형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지하공사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지반 침하를 예방하기 위한 기술적 조치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지하수 흐름과 토사량 변화 등 지하환경에 대한 정밀 조사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붕괴나 싱크홀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최근 사고들의 근본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지하 공간에서 흙과 모래가 어떻게 이동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하공사 중 유출되는 지하수의 양이 예상보다 많고, 흙탕물로 섞여 있을 경우 이는 흙이 함께 유실되고 있다는 신호"라며 "이럴 땐 즉시 차수벽이나 보강시설 설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예상보다 많은 양의 토사가 유출될 경우에도 이를 경고 신호로 보고, 즉각적인 조치를 통해 싱크홀이나 붕괴를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 역시 "지표투과레이더(GPR)를 활용한 정밀 지반탐사와 함께 지하수의 변화 추적이 핵심"이라며 "대부분의 붕괴 사고는 지하수가 빠르게 유출되며 발생하므로, 이를 방지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부도 최근 잇따른 전국 대형 굴착공사장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상반기 내에 싱크홀 사고 방지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다음달까지 전국 대형 굴착공사장 98곳의 특별점검을 마친 후에 지방자치단체의 책임과 역할을 강조할 예정이다. 또 싱크홀 예방을 위해 적극적인 지반탐사, 신속한 공동복구, 관내 굴착공사장의 안전관리 강화 등을 당부할 계획이다.
현재 국토부는 서울 강동구, 광명시에서 발생한 싱크홀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사고조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조사는 6월까지 마무리하고 필요시 연장할 계획이다. 사고조사 발표 시에는 유사사고 방지방안, 별도 전문가 자문, 연구용역 성과 등을 종합해 '굴착공사장 안전관리 강화방안'도 함께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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