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고속도로 교통사고 현장에서 부상자를 밟고 지나가 숨지게 하고 피해자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까지 숨긴 견인차 운전자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7년을 구형받았다.
수원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 김연하)는 26일 견인차 기사 A 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등 혐의 사건 결심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이날 A 씨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7년을 구형했다.
A 씨는 앞서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A 씨 측 변호인은 이날 재판에서 "피고인은 도주 고의가 없었다"며 "피해자를 충격한 사실도 알지 못했다"고 변론했다.
변호인은 A 씨가 "당시 사고 차량과의 사고라 생각해 블랙박스를 탈거한 것이어서 도주치사의 죄책은 물을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A 씨는 최후 진술에서 "사고 발생 당시 차량만 충돌했다고 생각했다"며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A 씨는 작년 4월 28일 오전 2시 51분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면 제2중부고속도로 서울 방향 상번천졸음쉼터 인근에서 자신이 운전하던 견인차로 B 씨(30대)를 밟고 지나가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또 이 같은 사고 사실을 숨기려고 견인차와 사고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까지 훔쳐 숨긴 혐의도 받는다.
B 씨는 당시 앞서가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들이받은 후 차에서 내려 사고 신고를 한 뒤 자신의 차 옆에 앉아 있다가 변을 당했다. 그러나 B 씨를 친 A 씨는 구호 조치 없이 블랙박스 메모리만 훔쳐 현장을 떠났다.
이와 관련 이날 재판부로부터 발언 기회를 얻은 B 씨 유족은 "우리 아들과 마지막 인사도 나누지 못한 채 이별했다"며 "피고인은 상식 밖 행동을 저질렀고, 블랙박스 칩을 떼고 이를 숨기려고 한 파렴치한 범죄자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눈물을 흘렸다.
A 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다음 달 19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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