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직격탄 산청 중태·외공리…집 무너지고 지붕 폭삭

불씨 남아 마을 곳곳서 연기…마을 주민 대부분 대피소 생활

경남 산청 대형 산불이 사흘째로 접어든 23일 오후 산청군 시천면 중태마을 민가가 불에 타 있다. 2025.3.23/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경남 산청 대형 산불이 사흘째로 접어든 23일 오후 산청군 시천면 중태마을 민가가 불에 타 있다. 2025.3.23/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산청=뉴스1) 한송학 기자 = 경남 산청군 시천면 중태리와 외공리가 산불 피해에 직격탄을 맞았다.

산불 발생 사흘째인 23일 불길이 산청군을 넘어 인근 하동군과 진주시에까지 번지면서 산청에서만 589명이 귀가하지 못하고 대피소에서 지내고 있다.

특히 중태리와 외공리는 민가가 불타는 등 피해가 큰 마을이다. 중태·외공리에사 발생한 산불은 대부분 주불 진화가 완료됐지만 마을 곳곳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등 타다 만 잔재들이 불씨를 품고 있다. 바람 방향에 따라 불씨가 되살아나 소방이 출동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다.

본문 이미지 - 경남 산청 대형 산불이 사흘째로 접어든 23일 오후 산청군 시천면 외공마을 민가가 불에 타 있다. 2025.3.23/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경남 산청 대형 산불이 사흘째로 접어든 23일 오후 산청군 시천면 외공마을 민가가 불에 타 있다. 2025.3.23/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이날 오후 5시께 주불이 진화된 외공리 마을 곳곳은 불에 탄 흔적이 군데군데 남아 있었다. 골목을 조금만 들어서면 마을 전체가 폐허가 된 느낌이다. 불에 타 지붕이 내려앉거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훼손된 집들도 많았다.

주택 절반이 타 내부를 드러내고 있는 가구도 있었다. 마을 주변 대나무밭은 나무 밑동이 타버려 무게를 이기지 못해 한쪽으로 쓰러져 있었다. 바람을 타고 화염이 나무 끝부분으로 붙어 나무 위쪽만 검게 그을리다 만 나무들도 눈에 띄었다.

마을에서 만난 이 모 씨는 "마을 뒤편에서 불이 산을 타고 내려오는데 무서웠다"며 "불이 꺼졌다가 다시 살아나기를 반복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다시 집에 들어가기가 무섭다"고 말했다.

중태리 마을은 입구 강변 둔치부터 불에 탄 흔적이 남아있었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코가 찡할 정도의 메케한 냄새가 나고 목이 아플 정도로 대기질이 좋지 못했다.

본문 이미지 - 경남 산청 대형 산불이 사흘째로 접어든 23일 오후 산청군 시천면 외공마을 민가가 불에 타 있다. 2025.3.23/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경남 산청 대형 산불이 사흘째로 접어든 23일 오후 산청군 시천면 외공마을 민가가 불에 타 있다. 2025.3.23/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마을은 대부분의 가구가 화염 손해를 입었다. 불에 타 주저앉은 목재 구조의 주택들과 철 구조의 건물들은 열기를 이기지 못해 부풀어 올라 바람에 펄럭였고 플라스틱 소재의 농기구와 가재도구들은 녹아 내려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웠다.

바람이 불자 잿가루가 어지럽게 날렸고 바람에 되살아 난 불의 진화를 위해 소방차들이 분주히 이동했다. 마을 여러 곳에서 불씨가 남아 있는 듯 연기가 피어올랐다.

한 주민은 추가 피해를 막으려는 듯 주택과 집 주변에 물을 뿌리고 있었고 쓸만한 물건이 남아 있는지 불에 탄 집을 둘러보는 주민도 있었다.

마을에서 평생을 살았다는 80대 김 모 씨는 "불씨가 날아다니며 여러 곳에 튀어 큰불로 이어졌고 조그만 불씨가 바람을 타고 마을 쪽으로도 넘어왔다"며 "떨어진 불씨는 순식간에 큰불로 번졌다"며 산불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집이 망가져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라며 "대피소 텐트에서 지내는 것도 불편한데 빨리 불이 빨리 꺼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23일 오후 6시 기준 산청 산불 진화율은 70%, 전체 화선 45㎞ 중 31.5㎞를 진화 완료했다. 화재 영향 구역은 1379ha로 추정된다.

이번 산불은 10명의 사상자를 냈다. 4명은 사망하고 5명은 중상, 1명은 경상을 입었다.

본문 이미지 - 경남 산청 대형 산불이 사흘째로 접어든 23일 오후 산청군 단성면 일대에서 산불진화 헬기가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5.3.23/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경남 산청 대형 산불이 사흘째로 접어든 23일 오후 산청군 단성면 일대에서 산불진화 헬기가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5.3.23/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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