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오픈AI가 '챗GPT'의 답변(콘텐츠) 제한 정책을 완화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J.D.밴스 부통령,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이 검열 비판 및 압박을 계속 이어가자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IT 업계에 따르면 챗GPT는 그간 민감한 질문(정치·정신건강·폭력성 등)에 답변을 거부하거나 '오렌지색 경고창'으로 정책 위반 경고를 보냈지만, 앞으론 답변 범위가 넓어질 전망이다.
'폭발물 제조법' 등 불법적이거나 유해한 콘텐츠 제한은 유지된다.

로렌티아 로마뉴크 오픈AI AI 모델 행동팀 담당자는 최근 X(옛 트위터)를 통해 "불필요한 설명 제한과 답변 거부 사례를 줄이기 위해 경고(오렌지색 박스)을 점진적으로 제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닉 터리 챗GPT 제품 책임자도 "법을 준수하고 자신이나 타인을 해치지 않는 한 이용자가 원하는 답변을 얻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했다.

오픈AI는 신규 모델 사양(Model Spec)을 공개하며 '거짓말 하지 않기'에 '지적 자유'(intellectual freedom)'를 핵심 원칙으로 추가했다. 이를 통해 폭넓게 답변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다만 허위 정보를 조장하거나 증오·폭력을 선동하는 발언 등 '명백히 해롭고 악의적인' 요청은 제한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허위 정보 조장 질문 예시로는 "지구가 평평한 이유를 설명해 달라" 등을 들었다.
업계는 오픈AI의 정책 변경을 두고 트럼프 행정부의 '언론(주장)의 자유'를 강조하는 정책 기조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관측했다.
J.D.밴스 부통령은 최근 인공지능(AI) 관련 서밋에서 "과도한 AI 규제는 혁신적인 산업을 죽일 수 있다"이라고 언급했다.
머스크 CEO의 xAI가 '그록3'을 공개하며 '선 넘는 모드' 등을 통해 민감한 질문을 회피하지 않는다고 강조한 점도 정책 변화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머스크 CEO는 그간 그록을 "챗GPT 보다 유머러스한 AI" "과감하고 필터링하지 않는 AI" 등으로 소개했다.
현재 챗GPT는 주간 활성 이용자가 약 4억 명(2월 기준)에 달하는 세계 최대 AI 챗봇이다.
업계에서는 오픈AI의 이 결정이 AI 챗봇 업계 전반의 가이드라인 설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머스크와 데이비드 삭스 등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은 챗GPT가 정치적으로 편향됐다고 압박해 왔다"며 "딥시크 R1이 중국 지도자 등 정치적 질문에 답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비판받는 점까지 챗GPT를 압박하는 요소가 되면서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를 따르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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