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국내 대표 여행사 하나투어(039130)가 장기주 전 카카오페이 부사장을 CFO(최고재무책임자)로 전격 선임하면서 지지부진했던 매각 작업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다만, 하나투어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장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기보다는 실적 안정화와 구조 개선이 더 급선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6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최근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 경험을 두루 갖춘 재무 전략 전문가인 장기주 CFO를 선임했다.

매출액 1위를 기록하는 종합여행사인 만큼 하나투어의 매각에 대해 업계 내 관심이 지속해서 이어오고 있다.
하나투어의 최대 주주는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다. IMM PE는 지난 2020년 유상증자를 통해 하나투어 지분 16.68%를 확보했다. 이와 함께 창업주 박상환 명예회장(6.53%)과 공동창업자 권희석 부회장(4.48%)의 지분을 묶어 총 27.78%의 지분을 매각하려는 움직임을 꾸준히 보여 왔다.
지난해 5월에 하나투어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을 타진해왔지만, 최근까지 구체적인 진전을 이루지 못한 상황이다.
업계 내에서 매각과 관련해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먼저, 글로벌·국내 온라인 여행사(OTA)와 같은 전략적 투자자(SI)가 인수하는 방식이다. 씨트립, 야놀자 등이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된 바 있다.
온라인·디지털 기반의 OTA 입장에서 하나투어가 보유한 탄탄한 오프라인 영업망과 브랜드 인지도가 여러모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나투어는 전국 8000여 개의 협력여행사, 온라인 포털, 홈쇼핑 등 다양한 유통채널을 통해 패키지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종합 여행사로 여행알선업체 중 매출액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업계 전통 강자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사모펀드 등 재무적 투자자(FI)가 인수한 뒤 추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인 후 재매각이나 재상장 추진이다. 이 경우 향후 2~3년 내 추가적인 자산 매각이나 구조조정, 사업 모델 재편 등의 변수가 존재한다.
매각이 장기화하거나 무산될 가능성도 나온다. 이 경우 IMM PE는 매각 추진 동력이 떨어지면 지분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형태로 분산 매각하거나, 일부 지분만 매각한 후 경영권 없이 재무적 투자자 지위만 유지하는 방식을 고려할 수도 있다.

이번 장기주 CFO 영입은 하나투어가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도로 비춰지고 있다.
다만, 하나투어가 실질적인 인수 의향자와의 구체적 협상이 진행되어 왔는지 등 관련 정황이 부족해 장 CFO 영입만으로 곧바로 하나투어의 매각 성사를 확신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지난 1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하나투어는 실적 안정화, 구조 개선, 자본 조달이 시급한 상황에 놓였다.
지난 14일, 현대차증권은 하나투어의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123억 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43% 감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출액은 14.4% 줄어든 1569억 원을 예상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실적 하락은 2월부터 패키지 송출객 수가 역성장세로 전환한 것이 주된 요인"이라며 "한국인 출국자 수는 전년 대비 5% 증가한 반면, 패키지 수요는 11% 줄었다"고 분석했다.
하나투어는 당장 매각을 서두르기보다 회사의 가치를 높이고 중장기 성장 전략을 마련한다는 것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장 CFO는 매각을 고려해 재무 본부뿐만 아니라 경영 본부도 총괄해 경영 효율화를 통한 주주가치 극대화를 도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