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유통 침공 임박, 韓유통 미래, 한발 앞선 AI에 달렸다

[터닝포인트]'뒤처지면 먹힌다'…AI혁신시스템·쇼핑도우미 로봇 경쟁 사활

신세계 스타필드고양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 News1
신세계 스타필드고양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 News1

(서울=뉴스1) 김민석 장도민 기자 = "IT혁명을 필두로 한 4차 산업혁명이 시대의 화두다. 우리 그룹 비즈니스를 환경 변화에 대응해 어떻게 바꿔야 할지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업종과 채널의 경계가 점점 사라지는 불확실한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변화를 이어가야 한다"(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 기술로 미국·일본 유통공룡들을 궁지에 몰아넣은 미국 전자상거래기업 아마존이 우리나라 '역직구(온라인수출)' 시장을 노크하며 진출을 가시화했다.

광군제(光棍節) 하루 매출 28조원이란 기록을 세운 중국 마윈의 알리바바그룹도 AI ·AR(가상현실) 등 첨단 기술에 17조원 투자계획을 밝히며 세계에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아마존·알리바바, 세계 영향력 확장 배경엔 'AI·IoT 신기술'

씬디 타이 아마존 글로벌셀링 아태 지역 부사장은 2017년 9월 간담회에서 "한국 시장 진출 계획은 기업 정책상 답변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유통업계의 관심은 아마존이 언제 본격적으로 한국시장에 손을 뻗을지에 모아진다.

현대경제연구원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유통업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의 소비행태가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맞춤형 소비로 진화하고 있다. 보고서는 세계 유통업에서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거세지만 국내에선 투자·기술·인력·인프라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뒤처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의 유통산업이 모바일 채널 급부상으로 온·오프라인 경계를 넘나드는 '크로스쇼퍼' 시대로 접어들었다. 좋은 상품을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면 됐다면 오늘날엔 '특별하고 차별화된 경험'을 함께 제공해야 해 AI 활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롯데·신세계 등 국내 유통그룹도 이러한 흐름에 AI와 VR 신기술을 쇼핑에 접목하고 있지만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다. 반면 아마존과 알리바바는 한발 앞선 AI 기술로 유통혁명을 일으키며 세계 유통시장 장악을 넘볼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해지고 있다.

영국 컨설팅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사(PwC)의 '2017년 종합 소매업 보고서'에 따르면 20여개 주요 국가에서 아마존서비스를 사용한다는 소비자가 절반을 넘어섰다. 이중 미국·일본·영국·이탈리아·독일 등 5개국은 모두 아마존 사용률이 90%를 넘어 독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은 음성명령 기능을 갖춘 '아마존 에코'를 기반으로 스마트스피커와 음성쇼핑서비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AI 인간 모델링 스타트업 '바디랩스'도 인수했다. 특히 무인 매장을 실현하기 위해 미국 시애틀에 미래형 식료품점 '아마존 고'를 열었다. 매장 입구를 지날 때 아마존 계정을 스캔한 후 상품을 바구니에 담아 나오면 자동으로 결제된다.

마윈의 알리바바는 AI와 로봇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2017년 '광군제' 하루 매출로만 1682억 위안(약 28조3000억원)을 거뒀다. 알리바바는 광군제를 앞두고 오프라인 매장 10만개를 스마트스토어로 교체하고 AI·VR 기술을 적용한 팝업스토어 60여곳을 오픈해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물었다.

알리바바그룹에 따르면 고객 상담용 챗봇(AI)을 기반으로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소프트웨어 '디엔샤오미(電小秘)'는 고객이 문의한 내용 90% 이상을 이해하고 하루에 350만명의 고객을 상담할 수 있다.

아울러 알리바바가 시범운영 중인 무인매장 '타오카페'는 △감지센서 △머신러닝(기계학습) △위치추적 △이미지·음성 인식 등 IoT 기술을 기반으로 매장 입구서 스마트폰으로 사전에 받은 QR코드를 찍고 검색대를 통과하기만하면 결제 메시지가 뜬다.

롯데그룹 '옴니채널' ⓒ News1
롯데그룹 '옴니채널' ⓒ News1

◇롯데 '옴니채널' vs 신세계 'S마인드' AI 혁신시스템 경쟁

롯데·신세계 오너들도 이와 같은 세계 유통 산업의 변화를 읽고 아마존·알리바바와의 격돌을 준비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2017년 신년사를 통해 과감한 혁신과 변화를 강조했다. 신 회장은 2017년 하반기 그룹사장단 회의에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이 빠르게 발전해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는 기업에게 큰 위협이 될 것"이라며 "AI, IoT 등 신기술과 우리 사업의 연결 고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롯데는 언제 어디서나 동일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옴니채널'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는 그룹 내에 AI 추진 전담팀을 꾸리고 미국 IBM과 업무협약을 통해 클라우드 기반 인지 컴퓨팅 기술인 '왓슨(Watson) 솔루션'을 도입했다.

롯데의 AI 혁신은 '지능형 쇼핑 도우미'와 '지능형 의사결정 지원 플랫폼'으로 구현됐다. 롯데는 유통계열사에 지능형 쇼핑 도우미를 도입해 △상품추천 △매장 설명 △온라인 픽업 서비스 등 자동 안내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능형 의사결정 지원 플랫폼은 제과·푸드 등 계열사들의 신제품 개발 전략수립에 활용되고 있다. 왓슨을 통해 다양한 외부시장의 데이터와 내부의 매출·제품 정보 등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신사업 개발과 제품 출시 의사결정에 활용 중이다.

신세계백화점 'S마인드'ⓒ News1
신세계백화점 'S마인드'ⓒ News1

신세계그룹도 AI·IoT·빅데이터 신기술이 주도하는 4차 산업 혁명 대비에 나서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평소 "업종과 채널의 경계가 점점 사라지고 시시각각 변하는 불확실한 시대"라며 "온라인, 모바일이 주도하는 유통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변화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에 신세계는 순수자체 기술로 개발한 AI를 통한 고객분석모델 'S마인드' 시스템을 적용해 1:1 개인 마케팅 시대를 열었다. S마인드는 소비자들이 백화점 내 이동 루트를 파악하고 선호 브랜드를 산출해 맞춤형 쇼핑정보를 제공하는 AI 서비스다.

신세계는 개인 맞춤 시스템을 브랜드별 인기상품과 프로모션 등 쇼핑정보를 축적하는 '콘텐츠 매니지먼트 시스템'과 특정 고객에게 맞춤형 정보를 전달하는 '개인화 앱'으로 구현했다. 신세계백화점을 자주 방문한 고객 500만명 정도를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구매 기록 △성별 △연령 △지역 △구매빈도등 약 100여 개의 변수를 통해 방대한 빅데이터를 만들어낸다.

◇국내 유통街, 휴머노이드 쇼핑도우미 도입 대결도 치열

국내 유통기업들의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 경쟁도 치열하다. 로봇 쇼핑 도우미는 매장 안내 기능을 넘어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을 추천하고 어린이 대상으로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먼저 롯데백화점은 2017년 4월 서울 본점에 업계 최초 로봇 쇼핑도우미 '엘봇'을 도입했다. 엘봇은 롯데백화점의 대표 옴니채널 서비스 '3D 가상 피팅 서비스'와 '픽업데스크' 이용 방법을 소개하고 한국어·영어·일본어·중국어가 가능한 상담원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에 맞서 신세계 이마트는 스타필드 고양 토이킹덤에 AI을 탑재해 진일보한 휴머노이드 로봇 '띵구'를 선보였다. 띵구는 일본 소프트뱅크 로보틱스사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나오(Nao)'에 IBM사 왓슨 솔루션을 탑재했다. 어린이 고객의 얼굴을 보고 나이·성별 등을 판단해 적합한 행사상품 완구를 추천해주거나 길을 물으면 안내도 해준다.

롯데백화점은 직접 개발한 서비스 프로그램과 왓슨 솔루션을 탑재한 로보틱스사의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를 매장에 선보였다. 페퍼는 얼굴에 설치된 두 개의 카메라를 통해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고 사람의 눈을 보면서 말한다. 특히 머리·어깨·팔·손 등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 현존하는 로봇 중 사람과 가장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도 스타필드 고양 토이킹덤에 띵구를 대신 페퍼 도입하며 서비스 프로그램을 자체개발했다.

롯데 코리아세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News1
롯데 코리아세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News1

◇韓유통산업, 글로벌기업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쇼핑의 국경과 온·오프라인 매장간 경계가 사라지면서 신기술로 무장한 글로벌기업들이 국내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그러나 국내 유통기업들의 대응은 한발 늦은 게 현실이다. 따라서 유통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와 전략수립, 글로벌 기업들의 상용화서비스에서 한발 먼저 보완책 내놓기 등이 요구된다.

롯데 세븐일레븐은 아마존의 무인매장 '아마존고'와 알리바바그룹의 '타오카페'에 밀리지 않는 스마트 무인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롯데월드타워 31층에 선보여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의 핵심기술은 롯데카드의 정맥인증 결제 서비스 '핸드페이 시스템'으로 사람마다 다른 손바닥 정맥의 △혈관굵기 △선명도 △모양 등 패턴을 이용해 판별한다.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는 엘페이(L.Pay) 등 결제 수단을 확대하고 일반 시민들에게도 출입을 개방하면서 대중적 상용화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세븐일레븐·롯데카드·롯데정보통신 등 롯데그룹 계열사가 핵심역량을 집중했다.

유통산업은 사람들의 일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생활밀착형 산업으로 꼽힌다. AI 기술이 일상 생활에서 상용화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유통기업들이 AI·빅데이터 등 신기술 역량을 확보하고 인프라를 정비해 유통산업의 미래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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