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트럼프 후광 효과' 러시아 재진출 탄력받나

12월까지 러시아 공장 바이백 가능…'현대' 상표권 재등록
러-유럽 갈등 현대차에 호재…'바이백' 비용·中 경쟁 우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루즈벨트 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마이크 존슨(R-LA) 미 하원의장,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210억 달러(약 31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루즈벨트 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마이크 존슨(R-LA) 미 하원의장,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210억 달러(약 31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이 속도를 내면서 현대자동차(005380)그룹이 러시아 시장에 재진출할 것인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종전을 주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31조 원 투자로 확실한 눈도장을 찍으면서 재진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러시아가 공장 재매입 비용으로 얼마를 요구할 것인지에 따라 재진출 여부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시장을 떠난 기업과 헐값에 자산을 매각한 기업은 똑같이 싼 가격에 재매입하도록 허용되면 안 된다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올해 12월까지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바이백 가능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러시아 재진출을 위한 논의를 내부적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3년 12월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현지 업체에 1만 루블, 단독 14만 원에 매각하며 러시아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현대차그룹은 당시 공장을 매각하며 2년 이내에 공장을 되살 수 있는 조건(바이백) 옵션을 포함했다. 이 옵션을 실행하기 위해선 올해 12월 안에 공장 재매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속도를 내는 러-우 전쟁 종전 협상은 바이백 가능성을 높이는 분위기다. 종전 협상이 언제 마무리될지 알 수 없지만, '바이백' 옵션 적용 기한인 올해 안에는 체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는 최근 러시아 연방지식재산권국에 '현대'(HYUNDAI) 상표권을 재등록하기도 했다.

트럼프 '위대한 기업' 현대차 극찬…미-러 우호적 관계도 호재

미국이 종전 협상을 주도하는 것도 현대차그룹엔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5일 백악관에서 31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위대한 기업'이라며 현대차그룹을 치켜세웠다.

현대차그룹의 러시아 재진출을 위해선 러시아 제재 수위가 중요한 데 미국이 대러시아 제재를 완화한다면 현대차그룹이 결정을 내리기 편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는 "푸틴 대통령은 나를 믿는다"며 두 사람의 우호적 관계를 연일 강조하고 있다.

러시아 재진출, 글로벌 시장 확대 기회

러시아 재진출은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현대차는 2007년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러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2010년엔 6번째 해외 생산 거점인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준공하고 2011년부터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이후 성장을 거듭하며 러-우 전쟁 직전인 2021년 기아 20만 5801대, 현대차 17만 1811대를 각각 판매했다. 이는 수입차 시장 1, 2위 기록으로 두 회사를 합한 시점 점유율은 22.9%였다. 업계에선 현대차가 러시아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갔다면 글로벌 판매 순위에서 더 높은 자리에 올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2023년 730만 대, 2024년 723만 대를 판매하며 2년 연속 글로벌 자동차 판매 순위에서 3위를 차지했다. 높은 순위지만 700만 대 박스권에 갇혀있다는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어, 러시아 시장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러시아가 전쟁 과정에서 유럽과 갈등을 빚은 것도 현대차에 호재로 평가된다.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러시아에 재진출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바이백' 비용 변수…中 브랜드와 경쟁

다만, 재진출 과정에서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8일 러시아 산업·기업인연맹 회의에서 러시아 시장을 떠난 기업과 헐값에 자산을 매각한 기업은 똑같이 싼 가격에 재매입하도록 허용되면 안 된다고 했다.

이 발언에 따르면 14만원에 판 공장을 되찾는 데 얼마나 들지 알 수 없다. 최근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현대차 입장에선 러시아에 또다시 큰돈을 투자하기엔 부담스러울 수 있다.

전쟁 이후 중국 완성차 업체가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면서 재진출 시 성공 가능성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러시아 자동차 시장의 연간 판매량은 105만 대 수준이다. 러시아 시장 분석업체 아브토스타트에 따르면 판매 1위 업체는 현지 브랜드인 라다로 약 32만 대를 판매했다. 체리(Chery)와 하발(Haval) 등 중국 브랜드가 라다에 이어 2~7위를 휩쓸었다.

pkb1@news1.kr

대표이사/발행인 : 이영섭

|

편집인 : 채원배

|

편집국장 : 김기성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종로 47 (공평동,SC빌딩17층)

|

사업자등록번호 : 101-86-62870

|

고충처리인 : 김성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병길

|

통신판매업신고 : 서울종로 0676호

|

등록일 : 2011. 05. 26

|

제호 : 뉴스1코리아(읽기: 뉴스원코리아)

|

대표 전화 : 02-397-7000

|

대표 이메일 : webmast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사용 및 재배포, AI학습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