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한국에서 오셨나요' 물으며 엄지척…현대차그룹 HMGMA에 가다

여의도 4배 면적 공장 1년8개월 만에 완공, AI·로봇 등 첨단 제조역량 총결집
아이오닉5·9 이어 기아·제네시스로 라인업 확장, 연 50만 대 양산체제 구축

현대차그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Ellabell)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HMGMA)’의 준공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HMGMA에서 아이오닉9이 생산되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판매 및 DB 금지) 2025.3.27/뉴스1
현대차그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Ellabell)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HMGMA)’의 준공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HMGMA에서 아이오닉9이 생산되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판매 및 DB 금지) 2025.3.27/뉴스1

(조지아 엘라벨=뉴스1) 류정민 특파원 = 지난 26일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공항. 공항 밖으로 나가는 길목에 'HMGMA의 홈, 서배너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Welcome to Savannah) 문구와 함께 현대차의 주력 전기차종인 아이오닉 5가 전시돼 있었다.

지나가던 백인 남성이 '한국에서 왔느냐'라고 물어와 '그렇다'라고 하자 엄지를 치켜세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이날 준공식을 개최한 조지아주 엘라벨시 소재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를 찾았다.

여의도 4배 면적, 현대차 210억 달러 대미 투자의 핵심 거점

서배너 공항에서 차로 약 30분, 미국 남부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공과대학으로 평가받는 조지아테크와는 약 3시간 거리에 있는 HMGMA는 여의도 4배 면적인 1176만㎡ 규모 부지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현대차의 주력 전기차종인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9을 생산한다. 현재 연 30만 대인 생산 규모를 추후 50만 대로 늘릴 계획이며, 기아 및 제네시스 차량은 물론 전기차 외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24일, 한국 기업인으로는 처음으로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소개를 받아 향후 4년간 210억 달러(약 31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는데, HMGMA는 현대차그룹 대미 투자의 핵심 거점이다.

자동차 86억 달러, 부품·물류·철강 61억 달러, 미래산업·에너지 63억 달러를 각각 투자할 예정인데, 자동차 분야는 주로 HMGMA에 집중된다.

현대차그룹은 HMGMA에서 20만 대 증설을 통해 2004년 가동을 시작한 현대차 앨라배마공장(36만 대), 2010년 기아 조지아공장(34만 대)을 더해 미국에만 연산 120만 대 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4월 3일부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예고한 가운데, 현대차는 선제적으로 관세에 대응해 나갈 수 있게 됐다.

이날 취재진은 현대차 측이 제공한 카트를 타고 공장을 둘러봤는데, '프레스-차체-도장-의장'으로 이어지는 주요 생산라인만 차량에 탑승한 채 둘러보는 것만도 한 시간은 족히 걸릴 정도로 거대한 규모였다.

본문 이미지 - 현대차그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Ellabell)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HMGMA)’의 준공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판매 및 DB 금지) 2025.3.27/뉴스1
현대차그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Ellabell)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HMGMA)’의 준공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판매 및 DB 금지) 2025.3.27/뉴스1

공장 외부에 높이 솟은 비상용 발전 수탑에는 최대 8000톤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데, 단전 단수에 대비해 하루 간 공장을 가동할 수 있는 양이다.

규모만 큰 게 아니다. HMGMA에는 '현대차그룹 글로벌 혁신센터 싱가포르'(HMGICS, Hyundai Motor Group Innovation Center Singapore)에서 실증 개발한 인공지능(AI) 접목 최첨단 제조 혁신 플랫폼을 비롯해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 현대트랜시스, 현대위아, 현대로템 등 주요 계열사의 기술 역량이 총망라돼 있다.

패널 홀·크랙 감지 시스템, 도어 간격·단차 자율 보정 장착, 도어 자동 탈부착 등은 세계 최초 적용 기술이다.

특히 차체 공정의 마지막 단계인 외관 품질 검사에서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이 사양 검사와 품질 정보를 측정한다. 이 정보를 조립 로봇으로 실시간으로 보내고 이를 토대로 고품질 생산을 가능토록 지원하는 간격·단차 검사가 이뤄진다.

본문 이미지 - HMGMA의 생산라인에서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이 품질 검사를 하고 있다. ⓒ News1 류정민 특파원
HMGMA의 생산라인에서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이 품질 검사를 하고 있다. ⓒ News1 류정민 특파원

"조지아에서 현대차 모빌리티 미래 함께 열 것"

현재 HMGMA에서는 1300여 명이 오전 6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1교대 체제로 일하는데, 향후에는 3교대 체제로 24시간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취재진 안내를 맡은 김한곤 HMGMA 생산총괄 상무는 "프레스, 차체, 도장 등 자동차 생산 공장 특성상 발생할 수 있는 공해 물질과 냄새를 최대한 줄였고, 업무 강도와 부상 예방 등 인간 중심의 친환경적인 공장을 구축하려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김 상무는 이어 "처음 공사를 시작한 지 약 18개월 만에 이 큰 공장의 양산체제를 구축했다는 것 자체로도 미국인들이 굉장히 놀라고 있고 높이 평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흡착 파트에서 팀 리더로 일하는 줄리사 도너휴는 "이곳에 온 지 1년 6개월 되었고, 정말 만족하고 있다"면서 "수작업에서 비롯된 기술이 로봇공학을 통해 이렇게 발전한 것을 보면 놀랍고, 현대차가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높은 급여와 다양한 복리 후생에 매우 깨끗한 환경까지 갖추고 있다. 특히 이곳은 직원 교육에 열정적이며, 다른 어느 곳에서도 이런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며 만족을 표했다.

본문 이미지 - 현대차그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Ellabell)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HMGMA)’의 준공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HMGMA에서 근로자 ‘메타프로(Meta Pros)’가 아이오닉9을 조립하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판매 및 DB 금지) 2025.3.27/뉴스1
현대차그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Ellabell)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HMGMA)’의 준공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HMGMA에서 근로자 ‘메타프로(Meta Pros)’가 아이오닉9을 조립하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판매 및 DB 금지) 2025.3.27/뉴스1

현대차는 향후 HMGMA에 휴머노이드 로봇 '올 뉴 아틀라스'(All new Atlas)도 시범 투입할 예정이다. 최근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생산 현장 투입을 앞두고 아틀라스의 AI 학습을 강화하고 있다. 추후 아틀라스가 부품 운반 등 단순 반복 작업에 투입될 경우 작업자의 부담을 덜어주며 생산성, 효율성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2022년 10월 착공 당시 2025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잡았으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을 위해 작년 4분기부터 HMGMA에서 양산을 시작했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권오충 현대차그룹 HMGMA 법인장(전무)은 "미국에서 현대차와 대한민국을 빛내겠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이날 준공식에서 축사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신속한 결정과 실행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면서 "조지아주는 이번 프로젝트를 가능하게 한 우수한 대학, 인력 양성 프로그램, 물류, 인프라 등을 기반으로 현대차그룹의 혁신을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정의선 회장은 환영사에서 "HMGMA는 혁신적 제조 역량 이상의 더 중요한 가치를 의미한다"라며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모빌리티의 미래이며, 바로 이곳에서 그 미래를 함께 열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본문 이미지 - 브라이언 켐프(Brian P. Kemp) 조지아 주지사가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HMGMA)’ 준공식에 참석해 생산된 아이오닉 5 차량에 기념 서명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판매 및 DB 금지) 2025.3.27/뉴스1
브라이언 켐프(Brian P. Kemp) 조지아 주지사가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HMGMA)’ 준공식에 참석해 생산된 아이오닉 5 차량에 기념 서명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판매 및 DB 금지) 2025.3.2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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