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뉴스1) 나혜윤 이정현 기자 =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각각 다음 주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위해 방미길에 오를 예정인 가운데, 정부는 두 경제·통상 사령탑이 오는 22일 동반 출국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총리는 당초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참석차 22일 방미길에 오를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 관세 정책의 키를 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양자 회담을 요청해옴에 따라 갑작스레 양국 간 관세 협상이 추진됐다.
이에 이르면 내주 미국을 찾아 통상 카운터파트인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을 만날 예정이던 안덕근 산업장관도 최 부총리와 같은 날짜에 출국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부총리와 안 장관의 동반 출국이 유력해짐에 따라, 한미 재무·통상 당국자가 한자리에 앉는 '2+2 방식'의 협상이 이뤄질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7일 정부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다음 주 예정된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하는 오는 22일에 맞춰 안덕근 장관이 동시 출국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협상단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미국 측이 처음으로 고위급 공식 협상을 요청해왔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미 협상단' 구성을 지시한 만큼 이번 협상단 인원은 지난 3월 이뤄진 안 장관의 방미 때보다 더 늘 것으로 관측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 장관 방미보다는 함께 가는 실무자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최 부총리는 내주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참석차 오는 20일 방미길에 오를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전날 미국 측이 최 부총리와 베선트 재무장관과의 만남을 요청해온 것이 전해짐에 따라 추가 양자 회담이 추진되고 있다.
G20 재무장관회의 기간 재무장관 간 양자 회담은 예외적인 것은 아니지만, 베선트 장관이 미 통상정책의 키를 쥐고 있기 때문에 관세·통상 의제가 테이블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재정과 통상 사령탑이 같은 날 미국을 향하는 만큼 최 부총리와 안 장관, 베선트·러트닉 장관이 함께 논의하는 2+2 방식의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IMF 총회를 계기로 만나는 것은 관례지만, 미국 측에서 얘기가 나왔으니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를 나눌지 앞으로 의제 협의를 할 것"이라며 "의제가 정해지지는 않았으나, 기재부와 미 재무부 간 어떤 의제를 통상과 연결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의를 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최 부총리와 안 장관 등 경제 투톱이 나란히 방미길에 오르면서 관세 협상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미국도 우리나라를 비롯해 영국, 호주, 인도, 일본 등 5개국을 최우선 협상 목표로 삼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한미 관세 협상에서 한국 정부는 조선·LNG(액화천연가스)·무역균형의 '3대 분야'에 협상력을 집중한다. 관세 문제와 방위비 문제가 연계되는 패키지 딜은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나, 미국 측이 문제를 제기해 올 가능성은 염두에 두고 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는 지난 15일 최상목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린 경제장관회의에서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 분야별로 역할을 분담해 대응하는 방안도 수립했다. 각 협상 의제별 역할 분담을 통해 협상력에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따라 박성택·최남호 산업부 1·2차관이 각각 조선과 LNG,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이 비관세장벽 등을 포함한 무역 불균형 해소 분야를 맡아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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