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취임 전부터 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식을 공언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휴전 협상에서 철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로이터 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유럽 국가들과 우크라이나 종전에 대해 논의한 후 돌아가기 전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없다면 우리는 다른 우선 순위에 집중해야 한다(We need to move on)"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우리는 이 (휴전) 노력을 몇 주, 몇 달씩 계속 이어갈 생각이 없다"며 "휴전이 가능한지를 며칠 내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은 이 문제에 매우 강한 입장을 갖고 있고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왔다"며 "이 사안이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아니 그보다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한 다른 중요한 일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루비오 장관의 이날 발언은 파리에서 유럽 국가들과 우크라이나 종전에 대해 논의한 직후 나왔다. 이 자리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대통령 중동특사, 데이비드 래비 영국 외무장관, 독일 및 우크라이나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루비오 장관은 "나와 위트코프가 파리에 온 목적은 전쟁 종식을 위해 무엇이 필요하며, 실제로 끝낼 수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면서 "양측 입장이 너무 떨어져 휴전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 '우리는 여기까지다'라고 말할 시점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루비오 장관은 "이건 우리의 전쟁이 아니다. 우리가 시작한 전쟁이 아니다"라며 "미국은 지난 3년간 우크라이나를 도왔고 우리는 이 전쟁이 끝나기를 바라지만 이건 우리의 전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최고위급에서 87일 동안 노력해 왔다"며 "이제 이것(휴전)이 가능한지 아닌지를 결정하고 판단해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 그래서 우리는 양측 모두와 접촉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일이 12시간 안에 끝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그러나 우리는 입장차가 얼마나 큰지, 좁힐 수 있는지, 우리가 염두에 둔 기간 내에 움직일 수 있는지 여부를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은 루비오 장관의 발언에 대해 미국이 점점 더 많은 지정학적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종전에 진전이 없다는 사실에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 중 취임 후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 초 취임 한 후에는 4~5월까지 휴전을 이루겠다고 공언했으나 현재 휴전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진 상태다.
한편 루비오 장관은 이날 파리 회담에서 미국의 안보 보장 문제가 논의되었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았다.
그는 안보 보장에 대해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면서도 "단기간 내에 가능한지 여부를 파악해야 하는 더 큰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루비오 장관은 파리 회담 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통화를 갖고 이날 회담에서 언급된 미국의 평화안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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