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미국의 정치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 경제 대통령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어 결국 파국을 맞을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트럼프는 관세 폭탄으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주식과 채권 가격이 급락하자 연준에 빨리 금리를 인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연준은 관세 폭탄으로 수입 물가가 올라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며 좀 더 지켜본 뒤 행동을 취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사실 트럼프는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의 관세로 인플레이션이 올라갈 수밖에 없어 연준은 금리 인하가 아니라 오히려 인상해야 할 형편이다. 연준의 가장 큰 책무가 인플레이션 방지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막무가내로 금리 인하를 강요하고 있다.
지난 16일 파월 의장은 시카고 이코노믹 클럽 연설에서 “중앙은행이 도전적인 시나리오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키고 경제 성장을 둔화시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관세가 부과됨에 따라 중앙은행이 금리를 조속히 인하할 것이라는 희망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연준 관리들은 트럼프의 무역 정책이 더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트럼프는 17일(현지시간) 연준의 금리 인하를 재차 촉구하며 심지어 파월 의장의 '해임'을 암시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창업한 SNS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그는 항상 늦다”고 파월을 직격했다.
트럼프는 “유럽중앙은행(ECB)은 이 지역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그런데 파월은 항상 늦고 틀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파월의 종말이 빨리 올 수도 있다”고 해임을 시사했다.

트럼프가 파월 의장의 통화정책을 비판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트럼프는 첫 임기 동안 파월 의장에게 금리를 인하하라고 여러 번 요구했지만, 파월 의장은 자신의 길을 걸었다.
당시 파월 의장은 자신을 해임하는 것이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에 트럼프의 해고 협박에 연연하지 않고 내 길을 갈 것이라며 트럼프에 당당하게 맞섰다.
그러나 두 번째 임기는 좀 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트럼프는 임기 초반으로 그의 권력이 가장 막강할 때다. 실제 트럼프가 파월의 경질을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은 이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가 수개월간 파월 의장의 해임을 비공개적으로 논의해 왔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와 만나 파월 의장을 해임하고, 그에게 신임 연준 의장을 맡기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시 전 이사는 지난 2006년 2월부터 2011년 4월까지 연준 이사를 지냈었다.

트럼프가 실제 파월 해임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많은 법률가들이 트럼프가 연준 의장을 해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법에 연준의 독립이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주변에서도 연준 의장 해임은 불가능하다며 트럼프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위의 만류에도 독불장군인 트럼프는 파월 해임을 강행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트럼프는 내년 5월까지 파월과 불편한 동거를 이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파월의 임기가 내년 5월까지다. 1년이 더 남은 것이다.
성격이 급한 트럼프가 1년을 참지 못하고 파월의 해임을 추진할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그와 파월이 금리를 보는 눈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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