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무역적자를 바로잡겠다며 부과하는 관세가 하루마다 달라져 경제학자들도 실효관세율을 계산하는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재 모든 미국 수입품에 대한 실효관세율 추정치는 22% 또는 27%로, 이는 각각 1910년 이후, 1903년 이후 관세 중 최고치다.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은 비보복 국가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를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동시에 중국의 상호관세는 125%(펜타닐 관세 20% 포함시 145%)로 올렸다.
14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145%에 달하는 중국산 수입품 관세로 인해 미국의 평균 실효관세율이 1903년 이후 최고치인 27%로 치솟았다고 밝혔다. 실효관세율은 실제로 부과된 관세 금액을 수입액으로 나눈 값이다.
그러나 불과 며칠 후 트럼프 행정부는 스마트폰, 컴퓨터, 반도체, 기타 전자제품에 대한 상호관세 제외 문건을 게시했다. 이는 중국에서 생산되는 애플 아이폰 등에 일시적이지만 관세가 제외됨을 의미한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북미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폴 애시워스는 12일 노트에서 "결론적으로 미국 수입품에 대한 전체 실효관세율은 현재 22%로, 작년 2.3%보다 여전히 크게 상승했지만, 어제 27%보다는 하락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중국에 대한 관세율 145%도 "이러한 면제 조치를 고려하면 실효관세율은 현재 (중국 측 기준) 106%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트럼프가 관세와 관련해 하도 말을 많이 바꾸어 일부 기관은 예상치를 바꾸지 않고 있다.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아직 27% 예상치를 낮추지 않았다. 골드만삭스 경제팀은 최근 상황 변화에도 기존 전망을 유지하며 13일 고객 노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생산을 장려하고 제조업 일자리를 미국으로 되돌리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실효관세율은 여전히 15%포인트 인상될 예정"이라고만 적었다.
월가는 트럼프 취임 전 관세율을 2%에서 3% 사이로 보고 있다. 트럼프의 새로운 관세가 적용되면 이 비율이 15%포인트 오른 17~18%가 되리라는 것이 골드만삭스의 추정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4일에도 관세 관련 말을 뒤집었다. 그는 "일부 자동차 기업을 돕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라며 자동차 관련 관세를 추가 유예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반도체'로 분류해 상호관세를 면제한 애플 아이폰을 비롯해 스마트폰의 향후 관세가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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