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연기를 발표했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100%를 훌쩍 넘는 관세를 부과했고 불확실성이 여전해 세계무역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0일(현지시간)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가 금융 시장에서 환영을 받았지만, 그의 관세가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는 징후와 미중 무역의 사실상 중단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기 시작했다는 경고가 이미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관세 전쟁의 여파로 온라인 소매업체 아마존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의 주문을 취소하기 시작했다. 서구 세계 최대 공작기계 제조업체를 자칭하는 하스 오토메이션이 주문 감소로 생산량을 줄이고 근로자 초과 근무를 없앴다.
공급망 데이터를 수집하는 기술 기업 비지온은 4월 1일부터 8일까지 전 세계 컨테이너 예약이 49% 감소했고, 특히 미국으로 들어오는 컨테이너 예약은 직전 7일 대비 64% 감소한 것으로 추산했다. 같은 기간 중국발 배송 예약은 36% 감소했다. 비지온은 매달 수백만 건의 선적이 예정돼 있었지만, 사태를 좀 더 관망하자는 분위기가 퍼져 있다고 예약 감소 이유를 설명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인 라나 사제디, 마에바 커즌, 톰 올릭은 관세 중단 발표 이후 "국가별 관세율의 급격한 변동은 이미 기록적인 수준에 달한 무역 정책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90일간 유예했지만, 이 기간에 협상하자고 한 것이라 그만큼 불확실성만 늘었다는 것이다. 경제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불확실성을 협상에 긍정적인 요소로 여기는 듯하다. 하지만 기업과 시장에는 오히려 걸림돌"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게다가 일시적인 유예 조치 이후에도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시작 이후 거의 22%포인트 상승한 24%라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타격이 "2~3년에 걸쳐 진행될 (경제적) 충격"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전미외교무역위원회(NFTC)의 제이크 콜빈 회장은 "이번 일시적인 관세 동결이 당장의 고통을 덜어줄 수는 있겠지만, 기업들의 무역, 조달, 투자 계산을 마비시키는 불확실성을 없애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최근 몇 주 동안 관세 부과에 앞서 미국으로 제품을 서둘러 보내는 항공 화물 수요가 급증했기에 향후 몇 주 동안 미국과 중국 간 운송량이 많이 감소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전 세계무역기구(WTO) 수석 이코노미스트이자 현재 아메리칸 대학교 교수인 로버트 쿠프만은 올해 첫 몇 달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를 예상해 수출이 급증하면서 세계 무역이 "꽤 좋았다"고 했다.
하지만 이제 관세 부과로 무역이 크게 둔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무역의 "최선의 희망은 중국과 독일의 경기 부양책과 유럽 연합(EU)의 대규모 산업 진흥이 미국 관세의 영향을 완화하고, 미국이 경제 장벽을 쌓는 동안 세계 다른 국가 간의 무역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