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최고경영자(CEO)의 부정적 이미지 영향일까? 미국 내에서 전기자동차 제조업체인 테슬라의 중고차 매물이 증가하면서 인기가 하락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 시장분석기관인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자동차 웹사이트인 '오토트레이더'(Autotrader)에 등록된 중고 테슬라 차량이 평균 1만 130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 평균 8800대보다 28% 증가한 수치다. 현재는 더 많은 매물이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조사기관인 모닝 컨설트가 이번 달 미국의 잠재적 자동차 구매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약 32%는 테슬라 구매를 고려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는 1년 전 실시했던 설문조사에서 27%라고 응답한 비율보다 5%P 늘어난 것이다.
테슬라의 인기 하락은 각 주의 정치 성향에 따라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자동차 산업 분석 기관인 S&P 글로벌 모빌리티에 따르면, 지난 네 차례의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 '블루 스테이트'에선 지난해 4분기 테슬라 차량 재구매 비율이 65%를 기록해 2023년 4분기 72%보다 7% 포인트(P) 줄었다.
반면 공화당 후보가 승리한 '레드 스테이트'에서의 재구매 비율은 지난해 4분기 48.2%를 기록해 2023년 4분기 47.6%보다 0.6%P 올랐다.
CNN은 이 같은 변화의 원인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정치적 행보을 꼽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가 두드러지면서 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아졌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미국 퀴니피액대학이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에 반대하는 비율이 53%, 찬성하는 비율이 39%로 나타났다.
머스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비율이 36%,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비율이 35%였던 지난 2022년 12월 여론조사 때보다 부정적인 평가가 늘어난 것이다.
다만 머스크에 대한 인식의 변화 외에도 테슬라의 인기 하락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테슬라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부진한 모습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지난해 글로벌 시장 판매량은 전년 대비 1% 감소하며 처음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테슬라의 판매량이 지난 2년간 38%와 40% 증가한 것과는 상반된다.
테슬라의 판매 부진은 경쟁이 심화된 전기자동차 시장 상황과 높은 가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제너럴 모터스(GM), 포드, 폭스바겐 등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최근 몇 년간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출시한 반면 테슬라는 기존 모델을 소폭 개량할 뿐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지 않았다.
또한 테슬라의 최상위 모델인 '사이버트럭'은 비싼 가격과 제한적인 시장성으로 인해 주류 전기차 시장에서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 구매 웹사이트인 에드먼즈의 이반 드루리 인사이트 디렉터는 소비자들은 일반적으로 CEO의 정치 성향과 같은 요소보다 가격, 옵션, 자신들이 느끼는 가치 등을 주로 고려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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