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비시민권 입양인들 트럼프 시대가 무섭다…"추방 걱정돼"

입양·귀화 서류 등 품에 지녀…트럼프 때 강해진 반아시아 정서도 우려
시민권 없는 미국 입양인들 절반이 한국 출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이민자 귀화 행사에 마이트 펜스 부통령, 커스틴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과 함께 참석해 이민자와 악수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이민자 귀화 행사에 마이트 펜스 부통령, 커스틴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과 함께 참석해 이민자와 악수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시민권을 얻지 못한 미국 입양인들이 트럼프 2기를 맞아 떨고 있다고 미 외신들이 보도했다. 특히 이들 시민권 없는 미국 입양인 중 절반은 한국 출신으로 추산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볼티모어배너닷컴에 따르면 제니퍼 에번스(47)는 2024 대선 다음날 동네 사무용품점에 가서 바인더를 샀다.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입양 서류와 귀화 서류의 사본을 만들고 한 권은 금고에, 다른 한 권은 지갑에 넣었다. 또한 휴대전화에 문서 사진을 찍어 저장해놓기도 했다.

트럼프의 당선은 어린 시절 한국에서 입양된 50세에 가까운 여성의 원초적인 두려움을 건드렸다. 그는 생후 3개월에 미국에 와서 뉴저지 남부에서 자랐지만, 시민권자는 아니어서 불안에 떨고 있다.

과거에 이민자, 출생시민권자, 중국에 했던 발언을 볼 때 트럼프의 당선은 일부 국제 입양인들에게 자신들이 미국 시민으로서 보호받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을 낳고 있다고 볼티모어배너는 전했다. 에번스는 앞의 세 가지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서류 미비 이민자들을 대량 추방하겠다는 트럼프의 공약에 추방 사태에 휘말릴 수 있다고 걱정한다.

다른 나라에서 합법적으로 입양됐더라도 일부는 실제로 미국 시민이 아닐 수도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이 입양한 수천 명의 어린이가 시민권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 중 다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됐고 규모가 큰 국제 입양 프로그램을 보유한 한국 출신이다.

한국의 입양 시스템은 20만명의 어린이를 미국, 유럽, 호주의 가정에 보냈다. 입양인권리캠페인이라는 단체는 "지난 60년 동안 11만2000명의 한국 어린이가 미국 시민에게 입양되었다. 이 중 현재 성인이 된 입양인의 20%는 시민권 없이 미국에서 살고 있으며 추방 위기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

1945년에서 1998년 사이 해외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사람 가운데 현재 4만9000명가량이 시민권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다양한 상황이나 이전의 법률 격차로 인해 시민권을 얻지 못하거나 시민권 지위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어떤 입양은 개인적으로 이루어지며 항상 정부가 기록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이보다 입양인 수가 더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입양인 중에서도 특히 아시아계 입양인들은 반아시아, 반이민 정서가 트럼프 시대에 증폭되면서 압박감을 느낀다. 이들은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 중국 바이러스 등 아시아인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도록 하는 낙인이 찍혀 온전히 자신을 미국인으로 인식하기 어렵다고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들이 이민자 수색에 실제로 휩쓸릴 가능성은 작지만,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주에 사는 사람들에게 괴롭힘당해 부당하게 추방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에번스처럼 입양인들은 시민권 상태를 다시 확인하고 관련 서류를 복사해 안전한 공간에 보관할 것을 권고했다. 만약 서류가 없다면 이유를 알아보고 입양인 옹호 단체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방 의회는 적법하게 입양 절차를 밟아 미국에 들어왔지만, 시민권이 없는 이들을 구제하기 위해 2000년 이동시민권법을 제정했다. 하지만 당시 18세 이상인 입양아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 후 연방 의회는 이 법률적 공백을 메꾸기 위해 여러 차례 입양인 시민권 법안을 발의했지만 통과하지는 못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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