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쏘아 올린 경제패권 전쟁…'비트코인'으로 대응 나선 유럽

유럽 최대 블록체인 콘퍼런스 '파리블록체인위크', 성황리에 개최
비트코인 '전략적 매수' 기업 증가…"리스크 헤지 수단 될 것"

본문 이미지 -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열린 '파리블록체인위크(PBW) 2025'에서 패널 토론 세션이 열리고 있다. PBW 제공.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열린 '파리블록체인위크(PBW) 2025'에서 패널 토론 세션이 열리고 있다. PBW 제공.

(파리=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정부의 비트코인 매수는 일종의 '파도'를 일으킬 것입니다. 다른 정부도 비트코인을 매수함으로써 경쟁에 참여할 확률이 높습니다."

'블록체인 선구자'로 잘 알려진 아담 백(Adam Back) 블록스트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일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열린 '파리블록체인위크(PBW) 2025'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시장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미국에서 트럼프로 대표되는 '친(親) 가상자산' 정부가 출범하면서 가상자산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비트코인으로 리스크를 헤지하려는 시도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 같은 변화에 유럽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관세'를 무기로 세계 경제 패권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자산인 비트코인 만큼은 놓쳐선 안된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열린 유럽 최대 블록체인 콘퍼런스 'PBW 2025'에서도 이에 대한 논의가 가장 많이 이뤄졌다.

유럽연합(EU)의 가상자산 단독 법안 '미카(MICA)' 시행에 따른 업계 변화도 주요 화두였다. 미카 내 스테이블코인 관련 조항은 지난해 6월 30일부터, 나머지 조항은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시행됐다. 올해가 사실상 미카 시행의 원년인 만큼, 유럽 가상자산 업계도 변화 수순을 밟고 있다.

인플레 헤지 수단 된 비트코인, 유럽 기업도 전략적 매수

우선 PBW 현장에 모인 업계 종사자들은 정부, 기업 모두 비트코인으로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려는 시도를 늘려갈 것이라는 데 대부분 동의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이른바 '관세 전쟁'을 시작하면서 증시가 크게 폭락한 반면, 비트코인은 상대적으로 하락률이 덜했던 점도 이 같은 의견에 힘을 더했다. 아담 백 CEO 또한 이를 강조하며 이 같은 '디커플링' 현상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봤다.

그는 "비트코인은 3년 전 '바닥' 가격에서 5~6배 이상 상승했기 때문에 최근 증시 폭락에 비해 분리돼 있는 걸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인플레이션율은 향후 10년 동안 10% 내지 15%에 달할 것"이라며 "주식이나 주택 임대로 인플레이션율에 상응하는 수익률을 얻기는 어렵다. 비트코인이 '리스크 헤지'라는 금의 역할을 상당 부분 가져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변화에 유럽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특히 미국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일본 메타플래닛처럼 비트코인을 전략적으로 매수하는 기업들이 유럽에서도 등장하는 추세다.

이번 PBW에서도 기업의 비트코인 매수 전략에 대해 다루는 세션들이 마련됐다. 일례로 '더블록체인그룹'이 왜 비트코인을 기업 자산으로 매수하기로 했는지 설명하는 세션이 진행됐다. 더블록체인그룹은 유럽에서 가장 먼저 비트코인을 전략적으로 매수하겠다고 공언한 기업이다.

기업뿐 아니라 유럽 국가들도 미국처럼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채택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가상자산 거래소: 매스어돕션(대중 수용)의 게이트웨이' 세션에 참여한 울리 스판코브스키(Ulli Spankowski) 보어스 스투가르트 디지털 최고제품책임자(CPO)는 "미국에서는 대통령 행정명령으로도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채택할 수 있지만 유럽, 특히 독일에서는 의회 통과를 모두 거쳐야 해서 훨씬 어려운 일"이라면서도 "그럼에도 유럽 내에서 달러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결국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채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본문 이미지 -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열린 '파리블록체인위크(PBW) 2025'에서 참가자들이 발표 세션을 듣는 모습. PBW 제공.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열린 '파리블록체인위크(PBW) 2025'에서 참가자들이 발표 세션을 듣는 모습. PBW 제공.

미카 시행 후 업계 변화 지속…"스타트업이 준수하기 어려워" 지적도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른 변화 외에, 미카 시행에 따른 변화 역시 이번 PBW의 주요 주제로 다뤄졌다.

규제 명확성이 확보됐다는 점에서 미카 법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었으나, 지나치게 까다로운 조항들 때문에 유럽 가상자산 기업들의 경쟁력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컸다.

마크 제닝스(Mark Jennings) 제미니 거래소 유럽 총괄은 '비트코인의 새로운 챕터' 세션에서 "미카는 우리가 유럽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기반을 제공했다. 규제가 마련돼 있으니 그 규제만 준수하면 전통 금융기관 파트너들에게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단 제미니 거래소는 미국 대형 거래소 중 하나다. 제미니 같은 대형 업체가 아닌, 유럽의 소규모 스타트업들이 규제를 준수하기엔 미카 법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카는 암호화폐서비스제공자(CASP)들에게 최소 준비금 요건, 거버넌스 요건 등 사업을 지속하기 위한 여러 요건을 요구하고 있다.

스페인 로펌 '아센시 아보가도스(Asensi Abogados)'의 마리나 빌라롱가(Marina Villalonga) 변호사는 "스타트업들이 미카 법에 따라 CASP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데 정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컴플라이언스 전문가를 충분히 고용하는 것도 힘들고, 미카가 요구하는 까다로운 요건들을 맞추느라 정작 기술 개발이나 비즈니스는 놓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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