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인공지능(AI)을 대변하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1년 전보다 100배 더 많은 컴퓨팅 파워가 필요할 것이라며 로봇과 개인용 컴퓨터(PC)로 AI 영역 확장을 선언했다.
황 CEO는 1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회사의 연례 소프트웨어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트레이드마크의 검은색 가죽 재킷과 청바지 차림으로 나타나 이번 콘퍼런스를 "AI 슈퍼볼(미국 내셔널풋볼리그 결승전)"이라고 표현했다.
실리콘 밸리의 한적한 칩 개발자 모임에서 하키 경기장을 가득 메운 록 콘서트 같은 행사로 성장한 이번 콘퍼런스에서 그는 '개인용 AI 슈퍼컴퓨터'에 대한 계획을 구체화했다.
AI가 인간을 위해 "추론"하고 "에이전트"로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모델로 확장하려면 훨씬 더 강력한 연산 능력이 필요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황 CEO는 추론의 결과로 에이전트 AI에 필요한 연산량은 작년 이맘때 생각했던 것보다 100배나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엔비디아의 칩은 AI 시스템이 수많은 사용자에 스마트하게 반응하도록 돕고 가능한 한 빠른 응답을 제공하는 두 가지를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유일한 칩이라고 황은 강조했다. 그는 "웹 검색처럼 질문에 답하는 데 너무 오래 걸리면 고객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하반기에 출시될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칩인 블랙웰 울트라를 포함한 새로운 칩을 발표했는데, 이 칩은 현 세대 주력 칩인 블랙웰보다 더 많은 메모리를 탑재해 더 큰 AI 모델을 지원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블랙웰의 뒤를 이을 더 빠른 속도를 특징으로 하는 베라 루빈이라는 칩 시스템에 대한 세부 정보도 공개했는데 이 칩은 2026년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루빈 이후는 암흑물질을 발견한 천문학자 리처드 파인만의 이름을 딴 파인만칩으로 2028년 출시될 예정이다.
황은 블랙웰 칩을 기반으로 한 강력한 새 PC인 DGX 워크스테이션도 소개하며 이 제품은 델, 레노보, HP 등에서 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차세대 자동차, 공장 및 로봇에 AI를 사용하기 위해 제너럴모터스와 협력하고 물리적 시스템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구글의 딥마인드 '뉴턴'과 디즈니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어 그는 "로봇의 시대가 왔다"고 말하며 점점 더 많은 노동력이 부족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의 물리적 AI는 로봇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추론할 수 있도록 돕고, 빠른 사고 기능을 통해 로봇이 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황은 약 2시간에 걸친 연설에서 다양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를 소개했지만, 투자자들을 놀라게 할 만한 폭탄급 폭로는 없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이날 3% 이상 하락했다.
올해 초 중국 스타트업인 딥시크가 저비용으로도 경쟁력 있는 AI 모델을 개발했다고 발표하면서 AI 컴퓨팅 인프라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합당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딥시크 출현 이후 엔비디아의 최대 고객사들인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은 올해도 지출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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