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우크라이나와 미국이 협상 중인 '광물 협정'이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29일(현지시간) 제기됐다.
우크라이나가 광물 협정으로 미국에 자국 천연자원에 대한 통제권을 주는 것은 EU 법률에 위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새로운 광물 협정을 제안했다.
새로운 협정에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희토류와 핵심 광물 및 관련 인프라를 통제하고, 5명으로 구성된 기금 이사 가운데 3명을 미국이 임명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천연자원과 관련한 결정에서 거부권을 갖게 된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연 4%의 금리를 적용해 최소 1000억 달러를 상환할 때까지 모든 수익을 미국에 송금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EU 집행위원회는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광물 협정이 EU 가입 절차에 부합하는 지를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파울라 핀호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지난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광물 협정) 합의는 우크라이나와 EU의 관계, 특히 (우크라이나의 EU) 가입과 관련해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다만 핀호 대변인은 "현재 (광물 협정) 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지금 내리는 결론은 추측일 뿐"이라며 "구체적인 합의 문서가 마련될 때까지는 정책적 관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영향을 평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유럽정책센터(EPC)의 스비트라나 타란 정책 분석가는 미국 기업에 '우선 협상권'(right of first offer)을 부여하는 것은 EU의 공정 경쟁 및 단일 시장 규정과 직접적으로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타란은 "프로젝트에 대해 모든 투자자가 공개경쟁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며 "EU 기업과 미국 기업이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는 공개입찰이어야 한다. 지금 상황은 이해 상충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헌법에는 무엇이 누구의 소유인지 명확히 규정돼 있고, 우리가 EU를 향해 걷고 있음을 명확히 하고 있다"며 "EU 가입을 위협할 수 있는 그 어떤 것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