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23일(현지시간) 치러진 독일 총선에서 중도보수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이 승리를 선언했다.
독일 공영방송 ARD는 출구조사 결과 제1야당인 기민당·기사당 연합이 득표율 29%로 제1당이 될 전망이라고 보도하자 프리드리히 메르츠(69) CDU 대표가 승리를 공식화했다.
기민당·기사당 연합이 1위로 확정되고 이들의 주도로 연정이 구성되면 2021년 12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물러난 이후 3년여 만에 다시 보수 정권이 들어서게 된다.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19.5%의 득표율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2021년 총선의 두 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최근 이민자들의 흉악 범죄가 잇따르면서 강력한 이민 단속 정책 등을 앞세운 AfD가 약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출구조사대로라면 AfD는 원내 2당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올라프 숄츠 총리의 집권 사회민주당(SPD)은 16%를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
메르츠 SDU 대표는 이날 ARD 및 ZDF 등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이나 러시아의 간섭에 대응하기 위한 유럽의 단결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내정) 간섭은 러시아의 개입만큼 극적이고 과감했으며 궁극적으로 터무니없었다"며 일론 머스크가 독일의 극우 세력을 공개적으로 지원 사격한 일을 언급했다.
아울러 유럽이 자체적인 방위력을 발전시켜야 한다며 "나의 절대적인 우선순위는 가능한 한 빨리 유럽을 강화해 단계별로 미국으로부터의 독립을 달성하는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의 발언을 보면 미국은 유럽의 운명에 관심이 없다는 게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메르츠는 기민당의 보수적인 뿌리로 돌아와서 기업에 대한 규제를 풀고 강력한 이민 단속을 실시하겠다고 예고했다.
변호사 출신인 메르츠는 대형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포함한 많은 기업 이사회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시장 자유주의자다. 정치권에 입문해서는 전투적인 화법으로 이름을 알렸으며 본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항마가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베를린자유대학 정치학자 안토니오스 소우리스는 AFP 인터뷰에서 "메르츠는 산업 관련 경험이 풍부한 외부인 출신 지도자이며 올라프 숄츠 같은 직업정치인과는 다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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