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70)이 26일(현지시간) 진행 중인 벨라루스 대통령 선거에서 이변 없이 승리를 거둘 전망이다.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루카셴코는 1994년부터 옛 소련에서 독립한 동유럽 소국 벨라루스를 통치해 왔다.
AFP 통신, 미 CNN 방송 등 복수의 외신들은 루카셴코가 이날 선거에서 7번째 임기 연장에 성공, 현 31년간의 집권 기간을 36년까지 늘릴 것이라고 전했다.
루카셴코 외 야당 후보 4명이 투표 용지에 등장하기는 하지만 모두 친(親)루카셴코 인사들로서 구색 맞추기식 출마를 한 것이라는 게 주된 평가다.
실질적 반대 세력 중 상당수는 감옥에 있거나 해외로 추방된 상태다.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루카셴코가 80% 이상의 득표율로 압도적 승리를 거뒀으나 야당의 반발을 비롯해 수도 민스크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바 있다.
CNN은 이때 "소련 붕괴 후 벨라루스 역사상 가장 가혹한 탄압이 촉발됐다"고 평했다.
당시 루카셴코에 맞서 출마했으며 현재 망명 중인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 스뱌틀라나 치하노우스카야(42)는 이날(26일)의 선거를 "희극"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루카셴코는 이날 수도에서 투표를 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스스로를 독재자라고 밝힌 뒤 자국은 "잔혹한 민주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누구에게도 압력을 가하지 않으며 누구도 침묵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루카셴코는 그러면서도 치하노우스카야와 같은 이들과 대화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하며 "우리는 누구도 강제로 추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루카셴코는 아울러 자신의 세 아들 중 한 명에게 대통령직을 넘길 것이라는 소문이 있는 것에 대해선 일축했다.
그는 "내 아들들 중 누구도 대통령직을 맡을 수 없을 것"이라며 "새로운 세대가 대통령직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루카셴코는 "여성이 할 수 있는 직업은 아니다"며 "여성은 독재자가 될 수 없지만 지도자가 될 수 있는 남성은 꽤 있다"고 했다.
루카셴코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매우 가까우며 푸틴의 특별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도 적극 돕고 있다.
러시아는 벨라루스에 대한 타국의 침략이 있을 땐 핵 대응을 할 것이라는 등 벨라루스의 안보를 보장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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