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코치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여자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이 공식 석상에서 고개를 숙였다. 다만 자신이 고소된 내용에 대해선 "왜곡된 부분이 많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종민 감독은 11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2025 KOVO 아시아쿼터 드래프트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최근 불거진 코치 폭행 논란에 대해 설명했다.
도로공사 소속의 A코치가 김종민 감독을 폭행 및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지난 2월 고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A코치는 지난해 11월 구단 숙소 감독실에서 외인 선수의 부진과 관련해 면담하던 중 김 감독이 자신을 향해 리모컨을 던지고, 멱살을 잡고 목을 조르는 등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사건 이후 A코치는 경기장에 나오지 않았다.
김 감독은 "감독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런 일도 생긴다고 생각한다"면서 "문제가 커지면서 모든 분들의 이목이 쏠렸다. 구단과 배구 팬들께 죄송한 마음"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다만 A코치가 주장하는 당시 상황은 왜곡된 부분이 많다고 반박했다.

김 감독은 "화가 나서 리모컨을 던진 건 맞지만 A코치를 향해서 던진 것은 아니다. 멱살을 잡았다거나 목을 조르고 때리려고 했다는 것은 거짓"이라고 했다.
사건 이전부터 A코치와의 트러블이 자주 있었다고도 했다.
김 감독은 "A코치가 변한 지 오래됐다. 출근 시간이나 훈련할 때의 모습 같은 건데, 한 번씩 불러서 이야기해도 며칠 지나지 않아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 게 반복됐다"고 했다.
이어 "훈련 과정에서도 내가 지시한 것을 선수들에게 반대로 전달하는 게 많았다. 훈련을 종료하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고 계속 시킨 일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결정적인 건 외국인선수 문제였다.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었던 것 같고, 경기에서 많이 지다 보니 그 모든 문제를 나한테 돌리면서 언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함께 동석한 코치진도 김 감독의 주장에 무게를 실었다.

이효희 코치는 "선수들도 (감독과 코치의)지시가 엇갈리는 부분에 대해서 혼란스러워했다"고 했다.
배기훈 코치도 "A코치가 왜 그랬을지 몇 번을 생각해도 잘 이해 안 된다. 계기를 우리가 알 수는 없다"고 했다.
A코치는 해당 사건 이후 경기장에 나오진 않았지만 아직 계약은 유지돼 있다. 급여도 그대로 지급되고 있다.
다만 아직 계약 기간이 남은 김 감독과 달리 단년 계약인 A코치는 이달 말로 계약이 종료된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시시비비가 가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하기가 어렵다"면서 "A코치의 재계약 여부 등도 아직까지는 정해진 게 없다"고 했다.
김 감독은 현재 변호사를 선임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도로공사 소속의 다른 코치들도 조만간 참고인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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