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라스트 댄스 김연경 "잊지 못할 하루…동료들과 한 잔 하고파"

은퇴 경기서 34득점으로 우승 견인…만장일치 챔프전 MVP
"정상에서 마무리하는 모습을 기억해 주길"

8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경기에서 통합우승을 차지한 흥국생명 김연경이 소감을 밝히고있다. 2025.4.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8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경기에서 통합우승을 차지한 흥국생명 김연경이 소감을 밝히고있다. 2025.4.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인천=뉴스1) 김도용 기자 =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은 '배구 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이 동료들과 함께 술 한 잔을 마시며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을 전했다.

김연경은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 2024-25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최종 5차전에서 팀 내 최다 34득점을 올리며 3-2(26-24 26-24 24-26 23-25 13-15)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김연경은 2005-06, 2006-07, 2008-09시즌에 이어 통산 4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서 화려했던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경기 후 김연경은 "챔피언결정전을 맞이할 때부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3, 4차전을 연달아 패할 때 '은퇴를 앞둔 내게 큰 역경이 다가왔다'고 생각하면서 이를 이겨내려고 노력했다"면서 "동료들과 화합하기 위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멋진 마무리를 시켜줘 고맙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본문 이미지 - 8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경기에서 통합우승을 차지한 흥국생명 김연경이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2025.4.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8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경기에서 통합우승을 차지한 흥국생명 김연경이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2025.4.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더불어 올 시즌을 끝으로 흥국생명을 떠나는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에 대해서는 "5차전을 앞두고 이미 작별 인사를 했다. 그동안 선수들이 많이 배웠다. 모두가 본받을 지도자였다"면서 "선수들이 많이 성장하게 도와줬다. 한국 배구에도 좋은 영향을 줘서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김연경은 "유럽에서 뛰다가 한국으로 돌아와 4번째 챔프전을 치러 겨우 (우승을 상징하는) 별 하나를 달았다. 별 한 개를 차지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면서 "오늘이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드라마나 영화 시나리오를 써도 이렇게 만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찌감치 은퇴를 선언, 마지막 챔피언결정전에 나선 김연경은 5경기 내내 팀 공격을 이끌어 개인 통산 4번째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특히 김연경은 기자단 투표에서 31표를 받아 만장일치 MVP가 됐다.

김연경은 "언론에서 2연패 후 나와 흥국생명의 2년 전 역스윕을 거론했던 걸 미안한 마음에 MVP로 뽑아준 것 같다"면서 "은퇴를 앞둔 선수가 통합 우승을 차지하고, 챔피언결정전 활약으로 MVP까지 받는 경우는 많이 없을 것이다. 나를 뽑아준 분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김연경은 더 이상 코트에 설 날이 없다.

본문 이미지 - 8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경기에서 통합우승을 차지한 흥국생명 선수단이 김연경에게 헹가래를 치고 있다. 2025.4.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8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경기에서 통합우승을 차지한 흥국생명 선수단이 김연경에게 헹가래를 치고 있다. 2025.4.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선수 생활을 끝낸 김연경은 "오늘의 마지막 모습을 기억해주길 바란다. 많은 분들이 왜 지금 은퇴하냐고 말씀하시는데, 이것이 내가 상상했던 은퇴 모습이다. 우승컵을 들고 선수 생활을 끝내는 것이 내 목표였다"면서 "다시 태어나도 배구는 할 것이다. 하지만 분명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직 미래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우선은 '김연경 재단' 활동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애주가인데, 오랫동안 입에 술을 대지 않았다. 우승도 하고 은퇴를 하기 때문에 동료들과 회식을 제대로 하고 싶다. 올 시즌을 돌아보고 재밌는 이야기도 나누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연경은 한국 배구를 향한 제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한국 배구 미래에 대해서 걱정을 항상 한다. 현재 국제대회에서 성적이 좋지 않고 침체기를 겪고 있다. 2028 LA 올림픽 출전 가능성도 높지 않다"면서 "체계적인 시스템과 장기적인 플랜을 갖고 선수를 육성해야한다. 한국에 잠재력 있는 선수들이 많다. 어떻게 육성할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고민해야 한다. 나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김연경은 "어린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화려한 것들을 좋아하더라.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기본기를 잘 다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그 시기를 놓치면 기본기를 끌어올리는 데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각자 시기에 맞게 기본기에 집중, 열심히하면 좋은 선수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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