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감독' 차두리가 화성FC를 이끌고 수원 삼성을 상대한다.
수원과 화성FC는 19일 오후 4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2 2025 8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올해 처음 프로에 입성한 'K리그 막내' 화성은 2002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차두리 감독이 프로 첫 지휘봉을 잡으면서 더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번 경기는 그중에서도 더 많은 관심을 끈다.
차두리 감독은 현역 시절 주로 유럽 무대에서 뛰었고, 커리어 막바지 3년을 K리그 FC서울에서 보냈다. 은퇴 후에는 서울 산하 유스인 오산고 감독까지 지내 '검붉은 피'(FC서울의 상징 색이 빨강과 검정)가 흐른다.
서울과 수원은 K리그 최고의 라이벌이다. 특히 차두리는 현역 시절 수원을 상대로 골을 넣고는 두 팔을 귀에 갖다 대는 강렬한 세리머니를 펼쳐, 양 팀 라이벌 감정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
이제는 서울 선수가 아닌 화성 감독이 됐는데, 공교롭게도 화성과 수원 역시 인접해 있어 지역 라이벌 간의 경기를 지칭하는 '더비'라고 해도 이상할 게 없다.

차두리 감독은 "프로에 처음 입성한 우리와 비교해, 수원은 현실적인 체급에서 큰 차이가 난다. 그래도 한 번 괴롭혀보고는 싶다"면서 "가까운 두 도시의 팀 대결인 만큼, 우리가 수원을 상대로 잘하면 K리그가 더 재밌어지지 않을까"라며 수원전을 고대했다.
차두리의 아버지이자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도 살짝 엮여 있다. 차두리는 독일에서 태어났지만, 차범근은 화성에서 나고 자랐다.
그런데 차범근의 감독 커리어는 '푸른빛' 수원이다. 차범근 감독은 수원에서 K리그 2회 우승을 포함해 트로피 5개를 들어 올리며 전성기를 보냈다.
수원의 라이벌 차두리 감독과 수원의 영웅 차범근 감독 부자의 묘한 관계가 이번 맞대결에 고스란히 녹아들 수밖에 없다.
두 팀은 주중 열린 코리아컵에서 나란히 쓰린 패배를 기록했다. 화성은 시흥시민축구단에 0-1로, 수원은 김천 상무에 0-2로 각각 졌다.
다만 두 팀 모두 코리아컵에서는 로테이션을 가동, 이날 맞대결에선 체력을 비축한 주축 선수들이 출동해 진검 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4라운드에서 충북청주를 상대로 프로 첫 승을 거뒀지만, 이후 1무2패로 다소 주춤한 화성은 K리그에서 수원을 잡을 경우 분위기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K리그에서 2연패 뒤 4경기 무패(2승2무)로 상승세를 탄 수원은 '지역 더비'서 확실한 우위를 지키겠다는 각오다.
현재 순위는 수원이 3승2무2패(승점 11)로 6위, 화성은 1승3무3패(승점 6)로 11위다.

20일 아산이순신운동장에서는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 만나는 충남아산과 전남 드래곤즈의 대결이 펼쳐진다.
김현석 전남 감독과 배성재 충남아산 감독은 지난 시즌 충남아산에서 감독과 수석코치로 호흡을 맞추며 팀을 2위까지 올려놓는 돌풍을 일으켰다.
이후 김현석 감독은 팀을 떠나 전남에서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고, 배성재 수석코치는 그 자리를 이어받아 충남아산 사령탑이 됐다. 함께 머리를 맞대던 둘은 이제 적이 돼 전략 대결을 펼쳐야만 한다.
현재까지는 스승의 기세가 더 좋다. 전남은 4승2무1패(승점 14)로 4위를 마크 중이다. 충남아산은 지난해의 상승세를 잇지 못하고 1승4무2패(승점 7)로 10위에 자리했다.
이 밖에 5승1무1패(승점 16)로 K리그2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인천은 1승6패(승점 3)로 14개 팀 중 최하위인 천안시티FC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선두와 꼴찌의 대결이다.
4승3무(승점 15)로 K리그1·2 통틀어 유일한 무패 팀인 성남FC의 '패배를 모르는 행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관심이다.
성남의 8라운드 상대는 주중 코리아컵에서 K리그1 제주SK를 잡고 흐름을 탄 '이영민호' 부천FC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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