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창원 NC파크에서 일어난 관중 사망 사고로 잠시 멈췄던 SSG 랜더스가 기지개를 켠다. 편치 않은 마음이지만, 일정이 다시 시작된 만큼 본분을 다해야 한다.
SSG는 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KT 위즈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를 치른다. 3월 30일 고척 키움전(8-2 승) 이후 5일 만에 갖는 팀의 4월 첫 경기다.
원래대로라면 4월 1~3일 창원에서 NC와 경기했어야 한다. 그러나 3월 29일 LG-NC전을 관람하기 위해 NC파크를 찾은 관중이 구조물 낙하 사고를 당해 상황이 급변했다.
사망 소식이 없을 때까지만 해도 SSG-NC전은 무관중으로 치르려 했다. 그러나 사망 사고가 난 구장에서 곧바로 경기하는 것은 도의적으로나 안전적으로 합당하지 않다는 의견에 따라 3경기가 모두 취소됐다.
SSG 선수단은 3월 31일 구단 버스를 타고 창원으로 내려가던 중 경북 상주 인근에서 취소 소식을 접하고 유턴했다.
인천에서 상주까지는 편도 3시간, 왕복 6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상황이 상황인 만큼 모두 무거운 마음으로 말없이 버스에서 시간을 보냈다.
인천으로 돌아온 선수단은 구단의 승인 아래 1일 휴식일을 가졌다. 이후 2일부터 랜더스필드에서 다시 담금질에 돌입했다.

선수단은 휴식과 훈련을 병행하는 동안 혹시 모를 잡음이 나오지 않기 위해 애를 썼다. 주장 김광현과 베테랑 선수가 솔선수범해 '최대한 조심해서 행동하자'고 했고 선수들 모두 뜻에 따랐다. 훈련도 평소보다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 재개된 일정, 상대는 KT…갚아야 할 빚이 있다
SSG는 이날 KT전으로 일정을 재개한다. SSG는 지난해 KT에 진 빚이 있다.
SSG와 KT는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나란히 72승2무70패를 기록, 공동 5위에 자리했다.
순위를 가리지 못해 10월 1일 수원에서 타이브레이크(순위결정전)를 단판 승부로 치렀는데 SSG가 3-4로 졌다. 결과보다 아픈 것은 과정이었다.
8회초까지 3-1로 앞선 SSG는 8회말 노경은이 선두타자 심우준에게 안타를 맞자 김광현으로 교체했다.
9월 28일 한화전에서 5⅓이닝(2실점)을 던졌던 김광현은 무리한 상황에서도 팀을 위해 구원 등판을 자처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오재일에게 안타를 맞고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역전 스리런을 내줘 고개를 숙였다. 이후 SSG는 9회 점수를 내지 못하고 역전패했다.

시간이 흘러 6개월 만에 다시 KT를 상대한다. 공교롭게도 SSG의 선발 투수는 김광현이다. 올해 주장을 맡은 김광현은 이전보다 훨씬 역할이 커졌다. 자기 투구를 하면서도 모든 선수를 챙겨야 한다. 더그아웃 분위기를 띄우는 것도 주장 몫이다.
여러 역할을 감내하면서도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2경기에 나서 1승1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 중인데 내용이 나쁘지 않다.
첫 등판이었던 3월 23일 두산전에서 5⅔이닝 2실점으로 승리를 챙겼고, 29일 키움전에서는 5이닝 2실점 했지만 타선의 도움을 못 받아 패전의 멍에를 썼다.
김광현의 구위가 나쁘지 않은 데다가 상대가 KT라는 점에서 이날 경기는 흥미로운 승부가 될 전망이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