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가 천신만고 끝에 첫 승을 따냈지만, 초유의 개막 4경기 연속 두 자릿수 실점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이어갔다.
키움은 2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원정 경기에서 장단 21안타를 몰아쳐 KIA 타이거즈를 17-10으로 제압했다.
방망이의 힘으로 얻은 승리였다. 세 차례나 한 이닝 4득점 이상을 기록하는 등 KIA 마운드에 융단폭격을 퍼부었고, 시즌 1호 팀 선발 타자 전원 안타 및 득점 기록도 작성했다.
신인 선수의 활약이 돋보였다. 6번 타자 전태현은 5타수 4안타 2타점 3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고, 7번 타자 여동욱도 2타수 1안타 2볼넷 1득점으로 세 차례나 출루했다.
여기에 '전체 1순위' 투수 정현우는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122구를 던지며 6실점(4자책)으로 버텨 역대 12번째 고졸 신인 투수 데뷔전 선발승의 주인공이 됐다.
3연패에서 벗어난 키움은 공동 7위(1승 3패)로 올라섰지만, 달갑지 않은 기록을 끊지 못했다.
키움은 17-9로 크게 앞선 9회말 2사 2루에서 5번째 투수 박윤성이 변우혁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아 1점을 더 허용했다.
실점이 10점으로 늘었고, 키움은 개막 후 4경기 연속 두 자릿수 실점을 기록하게 됐다.
앞서 키움은 22~2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펼친 개막 2연전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각각 5-13, 7-11로 대패했다. 25일 광주 경기에서는 KIA에 홈런 다섯 방을 맞고 6-11로 졌다.
프로야구가 1982년 출범한 이래 개막 4경기 연속 두 자릿수 실점을 한 팀은 키움이 유일하다.

개막 2경기 연속 두 자릿수 실점도 올해 키움과 롯데 자이언츠가 처음 작성한 기록이었는데, 롯데는 25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연장 11회 혈투 끝에 두 점만 내줘 그 기록이 중단됐다.
키움은 시즌 초반부터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 팀을 연달아 만나는 대진을 탓할 수 있지만, 마운드 높이가 너무 낮기도 했다.
키움의 팀 평균자책점은 10.64로 붕괴한 수준이다. 투수진은 4경기에서 무려 63개의 안타를 맞았고,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이 2.61에 달한다. 팀 평균자책점 1위(1.00) LG 트윈스의 피안타가 17개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키움은 27일 광주 3연전의 마지막 경기에서 시즌 첫 2연승과 위닝시리즈를 노리는데, 실점을 크게 줄여야 승산이 있다. 더불어 두 자릿수 연속 실점 꼬리표도 잘라내야 한다.
이번에도 선발 중책을 맡는 투수는 고졸 신인이다. 신인 4라운드 전체 31순위로 지명된 투수 윤현이 '동기' 정현우에 이어 고졸 신인 데뷔전 선발승에 도전한다. 윤현은 시범경기에서 두 차례 구원 등판해 모두 3이닝씩 던지며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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