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인 줄 알았는데…기후변화, 내일의 내 일이 됐다 [황덕현의 기후 한 편]

영화 '투모로우'…원 제목은 '모레'지만 기후위기 코앞으로
남극 해빙 역대 최소…멕시코 만류 이르면 2025년 '전환기'

영화 '투모로우'의 대피 장면 ⓒ 뉴스1
영화 '투모로우'의 대피 장면 ⓒ 뉴스1

편집자주 ...기후변화는 인류의 위기다. 이제 모두의 '조별 과제'가 된 이 문제는, 때로 막막하고 자주 어렵다. 우리는 각자 무얼 할 수 있을까. 문화 속 기후·환경 이야기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끌고, 나아갈 바를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지난주 깜짝 추위가 한반도를 덮쳤다. 지금은 다소 누그러졌지만 늦여름에서 초가을로, 초가을에서 다시 갑자기 초겨울 날씨로 빠르게 바뀌면서 날씨가 종잡을 수 없다는 느낌이 들곤 한다. 지난해 겨울철(11~2월) 초입에 강추위가 덮쳤던 것까지 연이어 떠올랐다.

기온의 급속한 변화는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경고한 영화 '투모로우’에 극적으로 묘사돼 있다. 2004년 개봉한 이 영화는 급격한 온난화로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아 해류의 흐름이 바뀌며 지구 전체가 빙하로 뒤덮이는 재앙을 그렸다.

영하 50도 안팎의 한기가 북극에서 중위도 방향으로 내려가자 헬기 엔진이 얼어붙어 추락하거나 실내에 있던 이들이 외기(外氣)에 닿자마자 동사하는 모습은 관객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런 장면은 SF(과학소설) 장르 영화를 주로 만들어 온 독일계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상상력이라고 치부됐다. 그가 그간 제작했던 영화가 고질라와 인디펜던스 데이, 문 폴 등 공상과학 성격이 짙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 속 일들은 현실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국립빙설데이터센터(NSIDC)에 따르면 지난해 남극해에 떠 있는 해빙 면적은 1700만㎢ 미만으로, 앞서 역대 최소 면적을 기록한 1986년보다 적었다. 앞선 기록과 비교해 영국 국토 면적의 5배가량이 사라진 셈이다.

해류 흐름에 대한 위험성도 커지는 상황이다. 페테르·수잔네 디틀레우센 덴마크 코펜하겐대 교수팀은 멕시코 만류 등이 2025~2095년 큰 전환기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는 논문을 지난 7월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1870~2020년 해수면 온도 기록을 토대로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류(AMOC)' 체계가 변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북미 대륙 인근의 적도와 극지의 온도 균형이 무너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순환류는 온도 균형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난류는 열기를 식히고 무게가 무거운 한류는 심해로 가라 앉으면서 바다에 용해된 이산화탄소를 함께 가둬 온난화를 억제한다. 또 바다의 영양분을 고르게 공급해 해양 생태계를 유지하는 역할도 한다. 이러한 다방면의 균형에 영향을 미치던 게 깨질 수 있다는 '경고’다.

해양 기온 불균형은 추위가 아니라 더위로 올 수도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 산하 국립 데이터 부표 센터(NDBC)에 따르면 지난 여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는 수온이 '온탕' 수준인 38.4도를 기록한 바 있다. 종전 비공식 기록인 2020년 쿠웨이트만의 37.6도보다 0.8도가량 높은 온도다.

영화 '투모로우'의 원제는 사실 '모레'(The day after tomorrow)다.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은 영화 개봉 당시인 2004년에는 이틀 뒤 '모레' 찾아올 것 같았지만 이제 정말 '내일'처럼 가까이 다가와 있다.

황덕현 사회정책부 기자. ⓒ News1
황덕현 사회정책부 기자.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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