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정부가 '정상적인 수업 참여'를 전제로 의대 모집 인원을 조정하겠다고 했으나 실제로 강의를 듣는 의대생은 4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로라면 24·25·26학번 학생들이 모두 함께 수업을 듣는 '트리플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동아대는 이에 대비해 26학번에 수강 우선권을 부여하는 학칙 개정을 예고했다.
교육부는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026학년도 의과대학 모집 인원을 증원 이전 수준인 3058명으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입시 일정 차질을 막고 저조한 의대생들의 수업 참여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교육부에 따르면 16일 기준 전국 40개 의대 7개 학년의 수업 참여율 평균은 25.9%에 그쳤다. 본과생은 평균 29%, 예과생은 22.2%였으며, 의사국가시험을 앞둔 본과 4학년은 35.7%로 가장 높았다.
지역별로는 서울 소재 대학이 평균 40%, 증원 규모가 큰 지방대가 평균 약 22%였다.
수업 참여율이 50% 이상인 대학은 4곳이었으며 40% 이상 3곳, 30% 이상 7곳으로 나타났다.
다만 교육부 관계자는 "비대면 VOD 수업을 듣는 학생, 타 단과대학에서 수업을 듣는 예과생의 (수치가) 상당 부분 누락된 것으로 본다"며 "(수업 참여 수치는) 대학에서 잡을 수 있는 숫자만 잡은, 보수적인 숫자"라고 설명했다.
저조한 참여에 '트리플링' 가능성이 대두되자 각 대학은 의학 교육의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해 학칙 개정을 검토 중이다.
26학번 학생들에게 수강신청 우선권을 주겠다고 한 동아대가 대표적이다.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 공동회장을 맡고 있는 이해우 동아대 총장은 "의대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는 수강 신청을 적정하게 받을 수밖에 없다"며 "어느 학번부터 먼저 (신청 기회를) 줄지 고민할 수밖에 없었고 26학번을 최우선으로 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동아대의 학칙 개정에 대해 관심을 보인 학교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학칙 개정으로 트리플링 가능성에 일부 대비하더라도, 정부와 대학 총장들은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학생들을 복귀시키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만일 트리플링 상황이 발생하면 현실적으로 24·25학번은 (수업에) 돌아오고 싶을 때 돌아오지 못하고 복귀해도 원하는 교육을 받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양오봉 의총협 공동회장은 "상담을 통해 4월 이내엔 50% 이상 돌아올 것이라고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60~80% 학생이 돌아오면 나머지 미복귀 학생과 신입생을 합쳐도 '더블링'에 미치지 못해 트리플링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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