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연세대, 고려대 의대생 절반가량이 마감 시한에 맞춰 복귀 신청을 마치면서 등록 마감을 앞둔 30여 개 의대생에게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4일부터 30여 개 대학의 의대 복귀 마감이 줄줄이 시작된다. 예상과는 달리 연세대·고려대에서 단일대오가 깨지며, 복귀에 대한 남은 의대생들의 고심은 한층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대학가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 가운데 연세대·고려대·경북대 등은 21일 처음으로 1학기 의대 복귀 신청을 마감했다. 그중 연세대와 고려대 의대 재적생 절반이 복학 신청 또는 등록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대도 복귀 규모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일부 학생들이 복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적', '재입학 불가' 카드로 압박한 교육부와 대학의 강경책이 먹혀들면서, 복귀 인원이 적을 것이라고 본 의대생들의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앞서 교육부는 각 대학에 집단적인 대규모 휴학을 승인하지 말라고 공문을 보냈다. 연세대는 20일 24학번을 대상으로 제적 시 재입학이 절대 불가능하다고 못을 박았다.
의대가 있는 대학 총장들의 협의체인 '의과대학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는 전날(22일) "35개교가 반려할 휴학계가 없거나 휴학계 반려를 완료했으며 5개교가 상담과 같은 학칙 등에 정한 절차를 거쳐 다음 주 휴학계 반려 또는 미승인 통보 예정"이라며 "병역·장기요양·임신·출산·육아에 해당하지 않는 휴학 신청은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주위의 간곡한 설득도 의대생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 위치한 의대에 재학 중인 A 씨는 "가족과 친척들이 전화해 제적을 피하라고 신신당부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이번 주 나머지 30여 개 대학의 복귀 시한이 줄줄이 도래한다. 24일은 건양대가, 27일은 △서울대 △이화여대 △부산대 등이 등록·복학 신청을 마감한다. 28일은 △가톨릭대 △경희대 △인하대 △조선대 △충남대 △강원대, 30일은 을지대, 31일은 △아주대 △충북대 △한양대 △단국대 △건국대 등이다.
연세대·고려대에서 생긴 균열로 의대생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의대생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에선 학생들의 복귀에 크게 동요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자녀를 직접 학교에 보내겠다는 학부모들도 나온다. 한 의대생 학부모는 수험생 학부모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에 "화요일부터 아이를 학교에 보낼 예정"이라며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강의실 들어가는 것까지 볼 생각"이라고 썼다.
다만 복학 등록만 하고 수업을 거부할 수도 있어 수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이 같은 꼼수 휴학도 불허한다는 방침이어서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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