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성희 이유진 기자 = 의과대학 학장들이 학생들의 학업 복귀를 압박하기 위해 제적과 유급 등 강경책을 꺼내 들고 있는 가운데 부산대가 의대 재학생들과 신입생들이 집단으로 만나는 자리인 신입생 환영회를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신입생에 대한 재학생의 휴학 설득과 강요를 차단해 휴학 동참을 막고, 수업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3일 대학가에 따르면 부산대는 16일 예정돼 있던 의대 재학생 TF 주최 신입생 환영회를 일방 취소하고 의대 학장 주최로 오후 3시부터 2025학년도 의과대학 학사운영 설명회를 개최한다. 학생회관 1층 대강의실에서 의대 신입생과 재학생 간 교류 행사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의대 측이 이를 일방 취소해 재학생의 반발이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양대 의대 신입생들은 오리엔테이션에서 선배들로부터 휴학을 강요받은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 같은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뜻이다.
부산대를 비롯해 의대가 있는 40개 대학은 교육부가 시한으로 못 박은 3월 내로 의대생을 복귀시키는 데 사활을 걸었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에 이어 가톨릭대와 연세대 원주캠퍼스는 유급을 거론하며 의대생 압박에 나섰다.
가톨릭대 의대는 전날(12일) "개강 이후 별도의 복귀 또는 구제 절차는 없을 것임을 분명히 말한다"고 공지하며 의대생들의 복귀를 압박했다. 가톨릭대의 공지는 10일에 이어 이틀만이다.
가톨릭대는 "31일 개강 시 복학원을 제출한 학생, 휴학원을 제출했지만 승인되지 않은 학생은 모두 수업에 참여해야 한다"며 "개강 이후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에게 유급에 해당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2025학년도 전체 수업 참여가 어려울 수 있음을 분명히 말한다"고 밝혔다.
앞서 10일에는 "24일까지 지도교수와의 면담을 통해 휴학 여부를 다시 결정해달라"며 "휴학계 제출 이후 2026년 모집 정원 동결이라는 중대한 변화가 있었으므로 교육부 발표 이전에 제출한 휴학계를 그 상태대로 승인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공지한 바 있다.
연세대 의대 원주 캠퍼스도 12일 엄정한 학사 운영을 언급했다. 연세대 원주 캠퍼스는 "24일은 대학 의학교육의 질을 지키기 위해 대학에서 2025학년도 마지막으로 운영하는 수업 재개 시한"이라며 "단언컨대 2025년 더 이상의 추가 복귀 일정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한까지 학교로 돌아오지 않는 학생들은 1학기 휴학을 신청해도 교육부의 엄정한 학사 운영 방침 적용으로 휴학 승인 결정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고, 학생들이 개별적인 심각한 불이익을 입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또 "학생의 복귀를 막는 온·오프라인상의 부당 행위들에 대해 학칙에 따라 엄격하게 징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학들은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 상대로도 설득과 압박을 하며 학생 복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의대생 A 씨는 의사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에 "어머니께서 엄청나게 걱정하시면서 학교 못 다니게 될 수도 있으니 얼른 복학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며 "담당교수가 어머니에게 이번 주가 마지막 기회라고 했다"고 썼다.
그러나 교육부의 엄포와 대학의 고강도 압박에 의대생들이 더욱 반발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A 씨는 "걱정하는 부모님 달래드리는데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너무 치사하고 정부보다 악랄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일부 의대생들은 이미 지도교수와의 개별 면담을 거부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의 압박에 의대생들이 더 크게 반발하면서 교착 상태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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