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1) 조용훈 기자 = 부산 도심을 관통하는 경부선 철도의 상부를 인공지반(데크)으로 덮어 공원과 상업시설로 복합 개발하는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도시 재생과 지역 균형 발전을 목표로 총사업비 1조 8184억 원이 이 프로젝트에 투입될 예정이다.
31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 도심을 가로지르며 도시 단절과 생활 불편을 초래했던 경부선 철도가 마침내 지하화된다.
부산진역에서 부산역까지 2.8㎞ 구간은 정부의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선도사업지로 선정됐다. 이번 사업은 단순히 철도를 지하로 옮기는 것을 넘어 상부 공간을 활용한 복합 개발을 통해 도시 구조를 혁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총사업비는 1조 8184억 원으로 그중 지하화 사업비는 6841억 원, 부지 개발에는 1조 1342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하치덕 부산시 철도시설과장은 "데크(6만 6524㎡) 위에는 공원과 커뮤니티 시설이 조성되며 필요에 따라 공공임대주택 같은 주거 시설도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국토교통부는 경부선 철도지하화를 도시 재생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유삼술 국토부 철도지하화통합개발기획단장은 "철도 지하화를 통해 도심 구간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안전 문제를 해결하고 단절된 생활권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경부선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사업은 부산진 CY(Container Yard, 컨테이너 야적장)와 부산역 조차장을 포함한 총면적 약 37만㎡를 대상으로 한다. 부산역 조차장은 기존 17개 선로 중 절반이 부산 신항으로 이전되며, 이를 통해 확보된 부지는 고밀도로 개발한다. 또 나머지 선로 상부는 인공지반으로 덮어 공원과 주거·상업 시설 등으로 활용한다.
특히 부산진 CY는 용적률 1500%에 달하는 고밀개발이 이뤄질 예정이다. 그 옆을 지나는 경부선은 인공지반으로 덮여 복합 개발될 예정이다. 사업은 기본계획 수립(2025~2026년)을 시작으로 설계(2027~2029년), CY 이전 및 데크 시공(2030~2035년), 상부 개발(2031~2037년)까지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철도를 지하화해 도시를 재생하는 방식은 세계 여러 도시에서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 뉴욕의 허드슨 야드 프로젝트가 있다. 허드슨 야드는 기존 철도를 지하화하고 상부를 인공지반으로 덮어 초고층 빌딩과 공원, 상업 시설을 조성하며 뉴욕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프랑스 파리의 리브고슈(Rive Gauche)는 철도를 덮고 상부 공간을 활용해 주거 및 상업 공간을 조성했으며, 일본 신주쿠 복합터미널은 교통과 생활 편의를 극대화한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번 프로젝트는 부산 북항 재개발 사업과 연계되어 동남권 국제교류, 금융, 관광 기능을 강화하고 부산을 글로벌 물류 및 비즈니스 허브로 탈바꿈시킬 전망이다. 하치덕 부산시 과장은 "북항 재개발과 철도지하화 사업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도시 전체가 복합지구로 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삼술 국토부 단장은 "이번 사업은 도심 속 철도가 초래했던 문제들을 해결하고 시민들에게 새로운 생활 환경을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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