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전준우 윤주현 기자 = 건설경기 침체에 공사비 급등까지 더해져 대형 건설사들의 선별 수주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사업성이 높은 강남 알짜부지라도 '선택과 집중'으로 출혈 경쟁을 최소화하고, 리스크 관리에 나서는 모습이다.
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잠실 우성 1·2·3차 재건축 조합 시공사 재공모 입찰에 GS건설(006360)만 참여해 유찰됐다.
공사비 1조 6934억 원의 알짜 부지로 당초 삼성물산(028260) 건설부문과 10년 만에 맞대결이 점쳐졌으나, 예상을 깨고 GS건설 단독으로 1차에 이어 2차 입찰에 참여했다.
GS건설이 장기간 공을 들인 사업지인 만큼 승산이 낮다고 보고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현대건설을 누르고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의 시공권을 따낸 삼성물산이 압구정 재건축 수주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경쟁에 참여할 때 발생하는 홍보·마케팅 비용이 상당해 출혈 경쟁을 최대한 피하려는 모습도 감지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재건축 단지가 노른자 땅에 있더라도 특정 대형 건설사가 오랫동안 공을 들였다면 자연스레 포기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달 12일 입찰 마감을 앞둔 강남구 개포주공 6·7단지의 삼성물산과 현대건설(000720) 재대결 경쟁이 성사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삼성물산 관계자는 "참여 여부를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최근 강남 알짜부지의 '나홀로 입찰'은 줄을 잇는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4차 재건축(공사비 1조 310억 원)은 삼성물산만 입찰에 참여했고, 방배15구역 재건축(공사비 7553억 원) 입찰에는 포스코이앤씨만 참여해 유찰됐다.
시공사 간의 수주전 경쟁이 시들해진 것은 인건비와 원자잿값 급등으로 최근 4년간 공사비가 40% 넘게 폭등한 여파다.
수주 당시 금액보다 공사비가 큰 폭으로 널뛰면서 재건축 조합, 입주 예정자들과 시공사간 갈등이 상당하다.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294870) 컨소시엄이 시공하는 서울 송파구 잠실래미안아이파크는 2018년 계약 당시 7458억 원에서 올해 1월 1조 3818억 원으로 공사비가 올랐다. 6년여 만에 공사비가 2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이에 입주 예정자들이 전체 공사비 검증 의뢰를 요청하는 등 반발에 나섰다.
GS건설은 입주 직전 경기도 광명시 철산주공8·9단지 재건축(철산자이 더 헤리티지) 추가 공사비 1032억 원, 서울 서초구 신반포4지구(메이플자이) 4900억 원 증액 요구에 조합이 반발해 애를 먹고 있다.
GS건설이 시공한 광명의 또 다른 사업장인 광명12R구역 조합은 2021년 12월 도급계약 체결 당시 4886억 원에서 7047억 원으로 2161억 원(44.23%) 증액하기로 결국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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