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단일 수출로 최고액을 기록한 모로코 도시철도 수출에 따라 향후 해외 철도 수출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이 나온다.
특히 철도차량 수출은 유지보수, 시설과도 연계돼 있어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 국내 철도 공기업의 수출에도 긍정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도시개발과도 연계되면 건설업계의 해외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대로템(064350)이 모로코 철도청(ONCF)에서 발주한 철도차량 4종 공급사업 중 통근형(도시 간) 메트로 차량 240칸과 도시 내 메트로 차량 200칸 공급사업을 수주했다.
모로코는 2030년 월드컵 개최에 맞춰 고속철 차량(시속 320㎞급) 144칸, 준고속철 차량(시속 200㎞급) 320칸, 통근형 메트로(시속 160㎞급) 240칸, 도시 내 메트로(시속 160㎞) 200칸 등 총 904칸의 발주를 시행 중이다.
이 가운데 메트로 차량 2종을 한국이 수주했다. 총수주 금액은 통근형 메트로 1조 2000억 원, 도시 내 메트로 1조 원으로 총 2조 2000억 원 규모다. 철도 형태는 2층 전동차다.
이는 정부와 민간기업이 함께한 내셔널 원팀 코리아의 결과다. 국토부는 박상우 장관이 지난해 7월, 백원국 2차관이 10월 각각 모로코를 방문했다. 현대로템 등 민간 기업도 함께 화력을 지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수출은 단일 철도 수출로는 최고액을 기록했고, 도시철도이기에 지하철 등이 필요한 국가 수출에도 긍정적인 레퍼런스로 작용할 것"이라며 "UAE와 몽골 등 도시철도 수요가 큰 국가에서도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모로코는 옛날 철도가 많아서 교통인프라가 열악하다"며 "그런 곳에 한국이 철도를 수출하면 철도뿐만 아니라 도시개발에서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모로코는 아파트 단지도 교통 인프라 없이 지어진 곳이 많은 만큼 한국의 철도 수출로 향후 유지보수, 도시개발 등의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며 "건설업계에도 긍정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모로코 2층 전동차는 시속 160㎞급으로 현지 최대 도시인 카사블랑카를 중심으로 주요 지역들을 연결한다. 2030년 월드컵 개최를 앞둔 모로코 현지 대중교통이 크게 개선되고, 차량 일부가 현지 생산돼 모로코 철도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주로 한국 철도의 아프리카 시장 확대에도 힘이 붙게 됐다.
현대로템은 국내 협력사들과 함께 튀니지, 탄자니아, 이집트 등 다양한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사업을 진행해 왔다. 영세한 국내 철도산업의 상생 발전과 내수 진작 효과도 기대된다. 차량을 구성하는 전체 부품 중 약 90%를 200여 우리나라 중소·중견기업들이 공급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속철도뿐만 아니라 도시철도 수출에도 성공한 만큼 향후 철도수요가 많은 개도국 등에서 한국 철도 도입을 긍정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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