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우리 영공을 지킬 공군사관학교의 올해 졸업생들 중 미국 시민권 포기자가 3명이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안주선 소위는 수석 졸업생으로 대통령상을 받았다.
공사는 12일 오후 충북 청주 소재 교내 성무연병장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관으로 제73기 졸업 및 임관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4년간 교육·훈련을 받은 190명(남성 173명·여성 17명)이 이날 졸업했고, 이 가운데 태국·베트남·필리핀·파라과이·몽골 등 외국군 수탁생도 5명을 제외한 185명이 공군 소위 계급장을 달았다.
졸업생들 가운데 가장 우수한 종합성적을 거둬 대통령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안주선(시스템공학) 소위는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공사에 입교했다. 그는 F-16 조종사로 임무 중인 형 안상규 대위(진)과 함께 '보라매 형제'로 조국 영공을 수호해 나갈 예정이다.
안 소위는 재학 중 대대장 생도로 근무하며 우수지휘근무생도로 선정된 바 있으며, 각종 학술대회에도 적극 참여해 '2024년 공군사관학교 시스템공학과 논문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등 명실공히 지·덕·체를 모두 갖춘 인재라는 평가를 받았다.
안 소위는 "현재의 1등에 만족하지 않겠다"라며 "생도 생활 매 순간 최선을 다했던 동기들과 함께 조국 영공을 수호하며 '1등 전투조종사'로 거듭나가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배영재 소위와 장원우 소위도 안 소위와 같이 공군 정예장교가 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다.
이밖에 △국무총리상은 김재형 소위 △국방부장관상은 김동현 소위 △합동참모의장상은 정재훈 소위 △한미연합군사령관상은 이유진 소위 △공군참모총장상은 맹성하 소위가 각각 받았다.

이들과 함께 임관한 이윤서 소위는 여동생이자 공사 후배인 이윤성 생도(공사 75기)와 함께 영공을 수호하는 '보라매 자매'가 된다. 이 소위는 자신보다 먼저 공사 입학을 목표로 하던 동생의 강인한 의지에 감명받아 공사 입학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 소위는 "후배 생도인 동생이 고된 훈련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안쓰럽기도 했지만 매사 최선을 다하는 동생이 대견하고 자랑스러웠다"라며 "사명감과 자부심을 갖고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보라매 자매가 되겠다"라고 말했다.
김정민 소위는 공사 71기로 입학했으나 급성 골수병 백혈병을 진단받아 휴학해야 했다. 1학년을 마친 뒤 2년을 휴학한 김 소위는 '휴식을 더 취하는 게 좋겠다'라는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73기로 복학했다. 지난해 11월 백혈병 완치 판정을 받았다.
김민우 소위는 무인기 관련 우수한 기술을 가진 미래 항공우주 분야 전문가로 기대를 모았다. 김 소위는 2021년 '제19회 한국로봇항공기경연대회' 초급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고, '국방부장관배 드론봇경연대회' 드론 축구 부문에 2022년부터 2년 연속 참가해 각각 2위와 3위를 수상했다.
이날 졸업·임관식에선 졸업생들이 선배들의 위국헌신 정신을 계승한다는 의미를 담은 '1기생 첫 출격 기념 태극기 전달식'이 진행됐다. 이 행사는 6·25전쟁 당시 공사 1기 조종사들이 비행훈련을 마치고 첫 출격에 나서게 되자 2기 후배들이 선배들의 무운을 기원하며 응원문구와 서명을 새긴 태극기를 전달한 것을 모티브로 공사 71기 졸업식 때부터 진행하고 있다.
공사 23기이자 31대 공군참모총장이었던 이계훈 공군전우회장은 73기 수석 안주선 소위의 어깨에 태극기를 메어주고 꽃목걸이를 걸어줬다. 안 소위는 답례로 졸업생들의 임관 다짐이 적힌 태극기 모양의 롤링 페이퍼를 전달했다.
행사 마지막엔 졸업 및 재교생 분열, 공군 주요 항공기 공중분열,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축하비행이 이어졌다.
F-35A, F-15K, KF-16, FA-50, F-5, KC-330 등이 공중분열 축하비행을 했고, 졸업생보다 10년·20년·30년 각각 앞선 선배 조종사인 63기 백화랑 소령(진), 53기 이진욱 중령, 43기 류기필 준장이 KF-16, FA-50, F-15K에 직접 탑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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