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싱크탱크' 좌초 위기…"성장과통합 해산" vs "거짓 발표"

(서울=뉴스1) 심언기 원태성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의 정책 싱크탱크 '성장과통합'이 내홍에 빠졌다. 조직 기획위원회 일동 명의로 24일 공식 해산 발표가 나오자, 유종일·허민 상임공동대표 측이 이를 정면 부인하는 입장을 내놨다.

민주당 안팎에선 성장과통합 내분 사태를 두고 대선 본격 레이스 시작도 전에 밥그릇 싸움이 벌어졌다는 탄식이 터져 나온다.

성장과통합 이현웅 기획운영위원장을 비롯한 기획운영위원 일동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성장과통합 해산을 선언했다. 지난 16일 공식 출범식 후 8일 만으로, 기획운영위원회 전원이 참석한 전날 회의에서 해체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상당한 성과와 반향에도 특정 후보의 싱크탱크로 타칭되고 일부 인사들이 차기 정부의 특정 자리에 이름이 거론되면서 사전선거운동 시비와 더불어민주당 선대본 활동과 관련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성장과통합 기획운영위원회에서의 해산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여기서 멈추지만 멈춤은 곧 새로운 출발"이라면서 "비록 단체는 해산하지만 우리가 함께 만들었던 가치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획운영위원회 명의 해산 보도자료가 발표됐지만, 성장과통합 공식 공보 라인은 이를 즉각 부인했다.

임병식 대변인은 공지를 통해 "성장과통합 해체를 운운하는 보도자료 배포와 관련 유종일, 허민 상임공동대표 입장과는 정면 배치됨을 알려드린다"며 "두 상임대표 명의 입장문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임 대변인은 "정리되는대로 언론인 여러분께 알릴 예정이니 확인되지 않은 문건에 주의를 당부드린다"고 기획운영위 발표를 일축했다.

당 지도부와 학계, 전직관료 등 500여 명이 참석하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에 출범한 성장과통합은 유력 대선주자인 이 대표의 싱크탱크로 큰 주목을 받아왔다.

이들은 이 후보의 '성장' 경제정책을 뒷받침하며 2030년까지 △잠재성장률 3% △세계 4대 수출강국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는 '3·4·5 성장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 안팎에선 당 정책위원회와 민주연구원,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 집권플랜본부, 민생경제연석회의 등 각종 공식 기구 및 특위들과 물밑 신경전이 치열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에는 성장과통합 핵심 인사들이 차기 내각 요직에 내정됐다는 확인되지 않은 '지라시'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기도 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교수, 학자들이 모인 조직이 삐걱댈 수는 있지만 이 정도 사태까지 온 것은 이 후보에게도 큰 타격"이라며 "사태가 봉합될 수 있을지, 봉합되더라도 이전과 같은 동력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eon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