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한재준 김지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의 통합 행보가 선거 캠페인 홍보물에도 녹아들었다. 민주당의 전통적 상징색인 파란색뿐만 아니라 보수 정당의 정체성이기도 한 빨간색을 활용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민주당 지지층을 넘어 중도·보수층까지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 캠프는 파란색과 빨간색을 혼용한 대선 경선 홍보물 디자인을 확정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 포스터 등에 활용하고 있다.
그간 민주당 안에서는 보라색, 하늘색 등 청색 계열을 캠페인에 주로 활용해 왔다. 지난 대선 당시 통합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확정한 이 후보의 선거 캠페인 디자인 시스템에도 빨간색은 들어가지 않았다. 진보 진영 정당의 상징색을 포함한 노랑, 초록, 파랑, 하늘 4가지 색을 썼다.

이 후보가 이번 대선 캠페인에 파란색과 빨간색을 모두 활용한 건 진영을 넘어서 민주당의 지지층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녹아있다. 특히 중도·보수층 공략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가 민주당 대표 재직 당시 "민주당은 원래 성장을 중시하는 중도·보수 정당"이라며 노선 변화를 시도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평가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비어있는 중원을 확실한 지지층으로 끌어안겠다는 전략이다.
또 파랑과 빨강으로 태극기를 형상화했다는 의미도 들어있다. 이 후보는 선거 캐치프레이즈로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을, 국가 비전으로는 'K-이니셔티브'를 내세우고 있다. 대한민국이 세계를 주도할 충분한 역량이 있다는 메시지를 디자인에 녹여냈다고 한다.
이 후보 캠프 홍보본부장인 박상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선거 캠페인 디자인과 관련해 "우리 민주당이 합리적인 보수까지도 아우를 수 있다는 의미"라며 "내란을 극복하고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캠프 비서실 부실장인 권혁기 전 당 대표 정무기획실장도 "분열을 딛고 화합을 통해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라며 "민주당 후보에 갇히지 않고 더 큰 대한민국을 아우르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당내 평가도 긍정적이다. 한 캠프 관계자는 "당원들 사이에서도 오히려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국민의힘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분들까지도 확장해야 한다는 게 우리 당의 선거 목표라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 후보는 당내 통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16일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만나 대선 승리를 위해 힘을 모을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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