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국민의힘은 21일 경선 후보를 4명으로 압축하기 위한 1차 경선 여론조사를 시작하는 가운데, 누가 4강(强) 문을 통과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김문수·한동훈·홍준표 후보는 일찍이 앞서갔지만, 나경원·안철수 후보가 마지막 4강행 티켓을 두고 경쟁하는 모습이다. 1차 컷오프 결과에 따라 경선 구도도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날부터 이틀간 1차 경선 통과자 4명을 추려내기 위한 여론조사에 들어간다. 결과는 22일 오후 7시쯤 발표될 예정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김문수·한동훈·홍준표 후보가 3강 체제를 굳히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CBS 노컷뉴스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후보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홍준표 후보가 13.9%로 가장 높았으나, 한동훈 후보(13.6%), 김문수 후보(13.5%)와 격차가 거의 없었다. 뒤이은 안철수 후보(9.1%)는 나경원 후보(4.8%)를 2배 가까이 앞질렀다.
이번 1차 경선 룰과 같이 역선택 방지 조항을 적용해 국민의힘 지지층 또는 무당층 응답자로만 국한하면 한동훈 후보(21.1%), 김문수 후보(21.0%), 홍준표 후보(20.6%)가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 다만 안철수 후보와 나경원 후보의 순위가 뒤바뀌었다. 안 후보는 6.1%로 7.2%의 나 후보에 1.1%포인트(p) 차 뒤졌다.
최근 국민의힘 안팎에서 나 후보가 4강에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중도 소구력이 있다고 평가받는 안 후보보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인기가 많은 나 후보가 역선택 방지 조항이 적용된 룰에서는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에 안 후보는 이길 수 있는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며 지지층의 전략적 선택을 강조하고 있다. 안 후보가 전날(20일) 국민의힘 B조 토론회에서 나 후보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두 후보가 페이스북상에서 크게 부딪혔다.
안 후보는 "경선 B조 토론은 그야말로 '역대급 자폭 토론'이었다"며 "체제 전쟁, 이념 정당, 마치 1980년대 '군사정권 민정당 시대'로 돌아간 듯한 발언들이 쏟아졌다"고 질타했다.
나 후보는 즉각 반발해 "남의 둥지에 알 낳고 다니는 뻐꾸기 그만하시고, 차라리 탈당해서 안철수당 만들어 갈 길을 가시라. 늘 그랬듯이"라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재반박에 나서면서 "우리 당 이름은 '국민의 힘'이 아니라 '국민의힘'"이라며 "당권에 욕심이 있으셔도 우리 당 이름은 제대로 아셔야죠"라고 신경전을 이어갔다.

김·한·홍의 3강 후보들은 안·나 후보 중 자신과 다른 성향의 후보가 올라오길 기대하고 있다. 탄핵에 대한 찬반 입장을 기준으로 자신과 동일한 성향의 후보가 올라올 경우 표 분산을 우려하는 것이다. 현재 3강 후보가 초접전을 벌이는 만큼, 구도가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최종 후보의 얼굴도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홍준표 캠프 핵심 관계자는 "홍 후보가 나 후보와 김 후보와 지지층이 겹친다"며 "안 후보가 4강에 들면 한 후보 표가 분산돼 홍 후보에 유리해지는 구도가 나온다"고 말했다.
김문수 캠프 관계자 역시 "어떤 분이 올라와도 함께했으면 한다"면서도 "자유민주주의 수호에 대한 의제를 상당 부분 흡수한 나 후보가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가 나 후보와 함께하자는 뜻을 자주 밝힌 만큼 나 후보가 떨어질 경우 김 후보가 나 후보의 지지층을 흡수하기 용이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한동훈 캠프 관계자는 "안 후보가 되면 지지층이 분산될 수 있다"며 "다만 2차 경선 토론회에서 반탄파 3명이 한 대표를 공격할 수 있어서 유불리는 따질 수 없다"고 설명했다.
기사에 언급된 조사는 무선 자동응답(ARS) 100%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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