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차출론·무소속 출마론에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약진이 두드러지며 제3지대가 주목받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대다수가 '반탄파'(탄핵 반대파)로 구성되며 본선 경쟁력을 잃었다는 판단에서다.
일각에선 중도 보수를 표방하는 후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보수 빅텐트(초당파 연합)를 꾸릴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전날(13일) 세계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0~11일 전국 성인남녀 102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삼자대결을 할 것으로 가정하고 조사한 결과 이준석 후보가 14%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후보는 45%, 김문수 장관은 29%였다.
이 후보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 한동훈 전 대표와의 삼자 대결에서도 11%를 기록하며 두 자릿수 지지율을 넘겼다.
천하람 개혁신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선대위 1차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예상대로 여론이 움직여주고 있어서 상당히 고무적"이라며 "희망을 잃고 무기력해 있는 TK(대구·경북)에서부터 민심이 반응할 것이라고 봤다. 지금까지 국민의힘에서 제대로 된 개혁과 혁신 없이 과거의 영광에만 기대서 가지고 있던 보수 기득권이 상실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이 후보의 약진 위기감에 더해 보수 진영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강성 지지층과 깊게 결속될 경우 중도층을 잡기 어려울 것이란 시선이 지배적이다.
실제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제대로 거리를 두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으며 불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이 등장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2일 "보수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며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고,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민심을 반영하지 못하는 룰이 부당하다며 '경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런 위기의식이 거듭 부각되며 대미 통상 능력이나 행정력을 인정받은 한 권한대행으로 중도보수까지 스펙트럼을 넓혀야 한다는 대안론도 힘을 받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 후보 등록이 15일까지라 한 권한대행의 경선 참여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신 대선 출마 의사를 완전히 닫아두진 않은 유 전 의원과 한 권한대행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뒤, '중도 보수' 후보 연대로 빅텐트를 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빅텐트가 완성될 경우 보수 진영을 흔들 수 있어, 한 대행 출마론을 의식한 발언도 속속 나오는 중이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시일이 짧긴 하지만 반 이재명 전선의 빅텐트는 아마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당 경선에서 승리하신 분이 보수와 중도를 아우르는 빅텐트를 만들어야지 이재명 정권을 막을 수 있다"면서도 "대선을 중립적으로 관리하실 분(한덕수 대행)을 출마시킨다는 건 상식에 반한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뉴스1에 "사실 제3지대란 인식이 박혀버리는 것은 매우 위험하지만, 보수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차원에서 유의미한 지점일 수 있다"며 "반이재명 정서가 크게 작동하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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