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6·3 조기 대선 출마를 위해 당 대표직을 사퇴하자 민주당 지도부는 그간 당을 이끌어 온 이 대표의 리더십을 극찬하면서 앞으로의 길도 응원하겠다고 격려의 목소리를 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 대표가 퇴장하게 된 가운데 한편에서는 벌써부터 '명(明)비어천가'를 부르는 것 같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여의도 국회에서 제100차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그동안 역경 속에서도 현명하게 당을 진두지휘한 리더십은 큰 힘이 됐다"며 "이 대표가 '내란수괴의 파면'을 이끌었다"고 평했다. 이어 "국민의 도움으로 계엄 해제 결의안을 가결시킨 건 이 대표의 지도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대권 도전을 의식한 듯 "내란동조 세력들이 여전히 활개하고 있다"며 "이런 위기를 뚫고 전진할 리더, 내란을 종식시킬 리더, 누굽니까"라고 외쳤다. 김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사퇴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될 것"이라고도 했다.
전현희 최고위원도 이 대표에 대한 찬사 메시지를 냈다. 전 최고위원은 "이 대표는 혹독한 정치 탄압의 시련에도 물러서지 않고 윤석열 검찰 독재와 싸워 승리한 민주당의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전 최고위원은 "이제 이 대표는 100회 회의를 마지막으로 민주당의 대표직을 내려놓고 국민의 공복이 되기 위한 대장정을 시작한다"며 "그가 국민과 더불어 새로운 대한민국 희망의 길을 열어가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를 향해 "대표님, 폭삭 속았수다"라며 제주 사투리로 감사를 표현했다. 최근 유행하는 드라마 이름으로 '매우 고생하셨습니다'라는 뜻이다.

김민석 최고위원 역시 "이 대표가 민주 정부 수립과 나라 살리기에 크게 기여하시길 바란다"며 "그간 수고가 많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3년을 생각해 보면 무슨 소설 같기도 하고, 긴 시간 같기도 하면서도 거의 순간처럼 느껴진다"며 대표로서의 지난날들을 회상했다.
이 대표는 "사생활을 제외한 나머지 삶의 대부분이 민주당이었다. 민주당원이 당을 지켜줬고 저도 지켜줬다"며 특별히 당원들에게 감사의 표시를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주가지수를 보면 마음이 아프다. 당장 내일이나 모레에 좋아진다는 보장도 없다"면서 "그럼에도 위대한 우리나라 국민들은 이러한 역경을 스스로의 힘으로 이겨내 왔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겪는 어려움도 국민들께서 과거의 역경을 이겨낸 것처럼 빠른 시일 내 이겨낼 것"이라며 "그 역경에 저도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끝으로 "사퇴를 말하는 순간 (당대표) 사퇴가 됐기 때문에 최고위 종료 선언도 제가 하면 안 된다"며 박찬대 원내대표에게 의사봉을 넘겼다.
의사봉을 넘겨 받은 박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다시 대표직을 내려놓고 또 새로운 길을 간다"며 "국민과 함께 저희도 같이 가겠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의 농담으로 회의장에 웃음꽃이 피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 대표에게 "오늘 최고위가 몇 차인지 아느냐"고 물었고 그가 "100차 아니냐"고 하자 "100(백)차인데, 이 이후에는 박찬대가 합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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