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대표직을 내려놓고 세 번째 대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지는 조기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위한 55일간의 대장정에 나선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당 대표로서 마지막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지난 2022년 8월 28일 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955일 만이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저의 거의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사생활을 제외한 나머지의 삶 대부분이 더불어민주당"이라며 "3년을 생각해 보면 사실 무슨 소설 같다. 엄청나게 긴 시간 같기도 하고 거의 순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고 소회를 말했다.
이어 "우리가 겪는 이 어려움도 국민께서 과거의 역경을 이겨낸 위대한 DNA를 발휘해 빠른 시일 이겨낼 거라 본다. 그 여정에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사퇴함에 따라 민주당은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원내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이 대표는 캠프를 꾸려 본격적인 대선 채비에 나선다.

이 대표의 대권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성남시장이었던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에 처음으로 도전했다가 민주당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후 경기도지사로 일하다가 직을 내려놓고 2022년 20대 대선에서 민주당 주자로 나섰는데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패해 정권을 내줬다.
20대 대선 패배 이후는 이 대표에게 고난의 연속이었다. 계파 갈등 속에서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는 등 정치 생명이 위태로운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22대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존재감을 확인했다. 비주류였던 친명(親 이재명)계도 당내 최대 계파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해제도 다수 의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대표는 이번주 중 출마 선언을 하고 대권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그에 따른 윤 전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지는 조기 대선인 만큼 이 대표는 대한민국의 회복과 성장, 통합이라는 틀 안에서 대권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9대·20대 대선 출마 당시 불평등·불공정 해소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이번에는 공정보다는 시국을 반영해 성장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이 대표의 출마 선언문에도 회복과 성장, 통합의 메시지가 비중 있게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성장에 힘을 줄거란 관측이다. 20대 대선 출마 선언 당시에는 경제와 공정을 각각 18번, 13번 언급하며 '공정경제'에 방점을 찍은 바 있다.

출마 선언 장소에도 관심이 쏠린다. 소년공 출신인 이 대표는 19대 대선 당시에는 경기도 성남시 오리엔트 시계공장에서 출마 선언을 했다. 20대 때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에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의 조기 대선이라는 점을 고려해 국회가 출마 선언 장소가 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출마 선언 이후 이 대표의 행보도 본격화 할 것으로 보인다.
20대 대선 때는 출마 선언 이후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무명 용사들에게 예를 표한 바 있다.
이번 대선에서는 민생 현장에서 첫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대표가 '먹사니즘'을 앞세운 경제 성장에 힘을 주고 있어서다.
이 대표는 지난 2월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먹사니즘'을 포함해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잘사니즘'을 새 비전으로 삼겠다"며 "함께 잘 사는 세상을 위해 유용하다면 어떤 정책도 수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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