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심언기 박기현 임윤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에 여야는 헌법재판소 선고를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표정이 극명히 엇갈렸다.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은 국민의힘은 "책임을 통감한다"고 고개를 숙이는 한편 '야당의 정치적 폭거'를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과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평가했고 이재명 대표는 '대통합'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헌재 선고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헌재의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겸허하게 수용한다"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여당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민주당이 국회를 장악한 상황에서 반복된 의회 폭주와 정치적 폭거를 제대로 막아내지 못한 점을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느끼셨을 분노와 아픔을 무겁게 인식한다"며 "비판과 질책을 모두 달게 받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경우에도 폭력이나 극단적 행동이 있어선 안 된다"며 "평화와 질서 속에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2·3 엄혹한 밤을 헤치고 나와 차가운 겨울 내내 빛의 혁명이 이뤄낸 위대한 국민의 승리"라며 "오늘은 헌법 파괴에 맞서 헌법을 수호하고 민주주의를 지킨 역사적인 날"이라고 평가했다.
이재명 대표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위대한 국민이 위대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되찾아줬다"면서 "계엄군의 총칼에 쓰러져 간 제주 4·3, 광주 5·18 영령이, 총칼과 탱크 앞에 맞선 국민이, 부당한 명령을 거부한 장병의 용기가 오늘 이 위대한 빛의 혁명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이 시작된다"며 "국민과 함께 대통합의 정신으로 무너진 민생과 평화, 경제, 민주주의를 회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현직 대통령이 두 번째로 탄핵된 건 다시는 없어야 할 대한민국 헌정사의 비극"이라며 "저 자신을 포함한 정치권 모두 깊이 성찰하고 책임을 통감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정부는 국민의 삶과 경제가 흔들리지 않도록, 정부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며 "저는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국가 안보와 외교에 공백이 없도록 굳건한 안보태세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들의 뜻을 받들어 헌법과 법률에 따라 다음 정부가 차질없이 출범할 수 있도록 차기 대통령 선거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주요 헌법기관·정부시설·인파밀집 지역에서의 집회·시위 등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국민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질서 유지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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