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손승환 기자 =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에 반대 표결한 30·40대 여야 의원들은 23일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에 대해 "연금개혁으로 가장 큰 부담과 책임을 지게 되는 청년 세대를 설득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 담기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김용태·김재섭·우재준, 더불어민주당 이소영·장철민·전용기, 개혁신당 천하람·이주영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소속된 정당은 다르지만 연금개혁의 방향성에 있어서 만큼은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더 내고 더 받는 연금개혁, 국민연금을 더 많이 받자고 하면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누가 더 받고, 누가 더 내는지'에 정직하게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더 받을 사람이 아니라 더 내야 할 사람들을 제대로 설득해야 한다"며 "그래야 이 제도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갈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들은 "이번 모수 조정을 요약하면 지금 당장 보험금 혜택을 인상하되, 후세대의 보험료율을 13%까지 올리자는 것"이라며 "(개혁안에는) 기성세대의 희생 방안이나 구체적인 정부의 의무 강화 등 그 어떤 책임 있는 조치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뜩이나 국민연금에 대한 청년 세대의 불신이 큰 상황에서 이번 결정으로 세대 간 불균형은 더 커지게 됐다"며 "청년 세대와 청소년, 아직 태어나지 않은 미래 세대에게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덧붙였다.
향후 개혁 추진 방안으로는 △국회 연금개혁 논의 과정에서의 청년 세대 참여 보장 △청소년 및 청년 목소리 수렴 △기금에 대한 국고 투입 논의 등을 제안했다.
이소영 의원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에 처리된 모수개혁안은 국민 입장에서 보완해야 할 지점 있기 때문에 국회가 책임 있게 보완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청년들의 목소리를 많이 담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들은 다만 자동조정장치 도입 및 정부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등에 있어선 이견이 존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천하람 의원은 "우선 자동조정장치 도입은 모두 합의를 이룬 건 아니다"며 "여야가 합의하면서 구조개혁 문제도 다뤄왔기 때문에 앞으로 충실히 논의돼야 한단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재섭 의원은 "보험료율·소득대체율을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 기초연금과의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스펙트럼이 다양하다"며 "젊은 정치인들이 나서서 목소리를 내는 게 큰 의미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논의해야 할 것들이 굉장히 많다"고 했다.
중진 의원 중에서도 이번 국민연금 개혁안에 반대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5선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연금개혁안은 결국 청년 세대의 희생을 강요하는 여야 지도부의 야합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며 "단기적인 미봉책이 아닌, 지속 가능한 개혁을 위해 의원총회를 열어 재의요구권 행사 여부 등에 대한 총의를 모을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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