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사망 의혹이 일고 있는 MBC 기상캐스터 고 오요안나 씨의 유족이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청문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 과정에서 유족 측은 민주당이 청문회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며 유가족을 모욕하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측은 유족의 입장을 충분히 감안해 상임위에 임해왔으나 유족 측에서 갑자기 입장을 바꿔 혼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13일 오 씨의 유가족과 국회 등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오 씨 사망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청문회 개최 여부를 논의 중이다.
지난 11일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여야가 이 문제를 놓고 논란이 있었다.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이 유족이 원한다며 청문회 개최를 요구했으나 과방위 야당 간사인 김현 민주당 의원은 "유족 측은 '정쟁화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여야 간 유족의 입장에 대해 정반대의 이야기가 나오자 최민희 과방위 위원장은 "직접 유족과 접촉해 보겠다"며 청문회 개최에 대한 결정을 유보했다.
앞서 유족들은 지난 7일 김현 의원실을 찾아가 과방위에서 민주당의 미온적 대응에 대해 항의했다.
유족 장모 씨는 김 의원에게 "지난 5일 과방위 현안 질의를 하는 걸 보고 화가 났다. MBC 사장, 보도국장, 보도본부장 같은 책임 질만한 사람들은 주요 증인에서 다 빼버렸다"며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MBC) 방어막을 쳐줄 거냐"고 했다.
당시 면담에서는 오 씨 사건 관련 민주당을 비판한 한 지방신문의 보도와 오 씨 유가족이 선임한 변호사가 국민의힘 출신이라는 점이 쟁점이 됐다.
장 씨는 "(김현 의원이) 저에게 '왜 극우 ○○신문에 보도했느냐', '왜 국민의힘 출신 변호사를 샀느냐'고 했다"며 "유족에게 어떻게 그런 질문을 하나"라고 했다.
이어 "제가 왜 진보 변호사들을 쓸 생각을 안 했겠나. 어느 누가 이 사건을 맡아서 MBC를 상대로 싸움을 하겠나"라며 "신문 보도도 제일 왼쪽에 있는 매체들부터 연락했지만 거부당하고 오른쪽으로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씨는 "청문회에 처음엔 반대했지만 이제 동의로 바뀌었다"며 "진실을 밝히는 데 누구 도움이든 (따질) 필요 없다"고 했다.
유족 측은 민주당이 오 씨의 사망 관련 진실 규명·법제도 개선 의지가 없으며, 신문 보도와 변호사 선임에 대한 질문이 모욕적이라는 입장이다.
김현 의원은 뉴스1에 "어떤 경위로 ○○신문에 보도가 됐느냐 물었고 (유족이) 설명을 쭉 하셨다. 여러 언론사에 제보했는데 보도가 안 됐다, ○○신문에 나중에 보도된 거다(라고 해서) '그러냐'고 했을 뿐"이라며 "그럼 궁금하지 않겠냐. 왜 ○○신문에 그게 보도됐는지"라고 말했다.
이어 유족 측의 국민의힘 출신 변호사 선임과 관련 "청문회를 원하지 않았던 가족이 느닷없이 청문회를 하자는 얘기는 뭔가 변화된 상황이 있었다는 것 아닌가"라며 질문 배경을 설명했다.
유족 측의 청문회 요청 제안을 수용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최민희) 위원장이 (유족과) 만나기로 했다. 위원장이 그 부분에 대해 만나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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