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일찍이 조기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잠룡들이 '이재명 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 후보 1위를 수성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경쟁 구도를 미리 세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TV조선 인터뷰에 출연해 "우리가 뭉칠 수만 있으면 이재명 대표는 절대 이번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 그런 마음을 모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고 제가 거기서 필요한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발간한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에서 이 대표를 "한국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로, "이 대표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몇 번이고 계엄할 수 있다"고 평가한 것에 더해 공세를 이어간 것이다. 해당 내용이 공개되자 이 대표가 "부처의 눈에는 부처가 보이는 것이고 개의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한다"고 응수했고, 한 전 대표는 "저는 기꺼이 국민을 지키는 개가 되겠다. 재판 잘 받으라"고 맞받기도 했다.
한 전 대표는 최근 조기대선이 가시화되면서 이 대표와의 대치 전선을 한층 넓히는 모습이다. 당내 경선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강성 지지층의 지지가 필요한데, '이재명 대항마'라는 정치적 자산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날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이 대표의 'K-엔비디아' 발언을 겨냥하기도 했다. 이재웅 전 타다 대표의 '혁신기업과 혁신기업가를 저주하고 성과를 자발적으로 나눌 테니 기회를 달라고 하던 기업에게도 철퇴를 내리던 민주당은 제대로 된 반성도 없다'라는 발언을 인용했다.
원 전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돈 풀기 포퓰리즘과 반시장주의 본색을 속이려고 계속 모순된 이야기를 하며 국민을 속이는 것은 오래가지 못한다"며 "타다 사업 못 하게 하고, 엔비디아를 이야기 하는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반성부터 하라"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이날 '이재명 때리기'에 적극 합류했다. 라디오에 출연하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며 이 대표의 'K-엔비디아' 발언을 집중 비판했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K-엔비디아론에 상당한 문제의식을 갖는 이유는 이 대표가 (해당 내용을) 본인의 무상시리즈 재원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이거나 세금이 없어도 된다는 식으로 국가시스템을 흔드는 발언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편 이 의원은 야권 1위인 이 대표를 비롯해 여권 1위인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이 의원은 삼일절 공개한 영상을 통해 중국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와 매헌기념관에서 40대 기수론을 내걸었다. 김 장관은 '건국절'을 주장하며 중도층에게 비호감도를 쌓아왔는데 해당 주장과 대립각을 세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soso@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