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양산=뉴스1) 임윤지 구진욱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이 3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이 대표가) 통합의 행보를 잘 보여주고 있다"면서도 "이 대표에게 비판적인 분들이 있는데 그런 분들도 포용해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을 찾아 두 시간가량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날 예방에는 전현희·한준호·이언주·송순호 최고위원, 이재성 부산시당위원장, 이선호 울산시당위원장, 이해식 당대표 비서실장, 김태선 당대표 수행실장, 조승래 수석대변인이 동행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예방 후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통령은 '지금과 같이 극단적으로 정치 환경이 조성돼 있는 상황에서는 통합하고 포용하는 행보가 민주당의 앞길을 열어가는 데 매우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은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 포용·통합 행보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이 대표를 격려했다고 덧붙였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의 말에 크게 공감하며 "당이 크고 스펙트럼이 다양해 저 역시 어렵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 주변에서 (중도 확장을 위한 노력을) 잘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며 "이 대표 혼자 하기 어려우니 주변에서도 도와줘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문 전 대통령은 또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등 지역 발전을 위해 고민할 것을 요청하며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과거 부산 인구가 400만 명까지 갔는데 감소했다면서 일자리가 많이 줄어 아쉽다는 얘기를 나눴다"며 "(지역 발전을 위해) 부울경 쪽은 김 전 지사, (대구 경북은) 김 전 총리가 언급된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 참석자는 "이 대표가 이들과 경쟁하고 통합·포용을 이뤄내야 한다는 취지에서 이 분들을 언급했던 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 밖에도 이 대표는 이날 예방에서 여야 간 대치 상황에서 가장 중점 사안으로 꼽히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놓고도 "추경 내용에 고집하지 않을 것이며 정부의 결정을 적극 수용할 것"이라며 자세를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조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의 추경 관련 얘기를 전하면서 "문 전 대통은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내란 사태가 벌어지면서 자영업자를 비롯해 서민들이 매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추경 편성이 필요하기에 민주당이 노력해달라'는 말씀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이에 "우리가 제시한 안을 고집할 생각은 없고, 정부가 빨리 결정해준다면 그에 대해서 논의하고 수용할 자세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고 조 수석대변인은 설명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이 대표와 만나 새롭게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발을 놓고는 "대한민국 경제를 위해서는 1기 행정부와 소통했던 많은 인력들 또 그런 노하우와 지혜 같은 것들이 있다"며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차원에서 적절히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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