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은 25일 향후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출마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뚜렷한 출마 입장을 드러내진 않았으나,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TV 조선 시사 프로그램 '강적들'에 출연해 조기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지금 한창 탄핵 재판이 진행 중이라 현직 시장으로서 너무 일찍 입장을 밝히는 건 정말 부담스럽다"며 "탄핵 심판이 끝난 다음에 결론을 보고 입장을 밝히는 게 도리"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앞서 오 시장은 22일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도 조기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다만 조응천 개혁신당 총괄특보단장이 "(출마할) 마음을 굳히신 것 같다"는 말에 오 시장은 웃음을 보이며 반박을 하지 않았다. 또 진중권 동양대학교 교수가 "맞습니까"라고 묻자 오 시장은 "압박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부 대선 준비 움직임에 대해서는 "(출마 의사가 있어도) 겉으로 드러내 놓고 준비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공개는 안 하지만 물밑에서 준비를 하고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차기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자신의 지지율이 낮게 나온다는 질문에는 "검투사의 전성 시대에 검투사가 못 되기 때문"이라며 "여론 조사는 답변하시는 분들의 비율을 말하는데, 제가 분류되는 합리·중도(성향) 분들은 여론조사에 응할 확률이 매우 적다"고 말했다.
이어 "막상 선거가 본격화되면 제 지지율이 3~4위에서 갑자기 오르는 경향이 있다"며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초기 여론조사에서는 늘 3~4위였는데, 결국 25개 자치구 425개 동에서 압승을 했다"고 덧붙였다.
또 오 시장은 자신이 당내 경선에서 약해보인다는 평가에는 "저는 생각이 많이 다르다"며 "지난번 이준석 당대표 선출 당시 TK와 PK에서 전략적 선택이 있었는데, 우리 당도 영남에서 전략적 선택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정부에 의회 해산권, 의회에 내각 불신임권을 주는 개헌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내각의 의회 해산권, 의회의 내각 불신임권과 같은 상호 견제 장치를 마련하는 게 굉장히 필요하다"며 "견제 장치들이 우리 헌법에 있었다면 이재명 민주당의 의회 폭거, 탄핵 폭거가 대폭 자제됐을 것이고 윤석열 대통령의 무리한 계엄 선택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에 대해서는 "100%는 아니지만 확률적으로 높은 건 사실"이라며 "재판이 상당히 복잡해지고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제하에 준비를 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는 "카카오톡 계엄, 이재명 대표 기자회견 등 일련의 흐름을 보면서 예상 밖의 민심의 흐름에 대해 굉장히 긴장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 대표가 갑자기 기업과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갑작스러운 스탠스 변화는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정선거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2020년 총선 당시 일부 보수 유튜버가 부정선거론을 주장하자 투표소 참관인을 다 소집해서 심층 분석해봤더니 그럴듯해 보였던 (유튜브) 방송 내용 중에 입증된 게 하나도 없었다"며 "시장 보궐선거에서도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전무후무한 승리를 거뒀기에 (부정선거론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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