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충북 충주에 사는 수달이 달천에서 호암지에 오려면 내비게이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김자운 충주시의원에 따르면 농어촌공사는 호암지 제방 공사를 하면서 수달 이동통로를 만들었다.
도심 속 저수지 호암지에는 2021년 2월부터 수달이 나타나 먹이활동을 벌였다. 그런데 제방 공사 기간 모습을 감췄다.
제방 공사는 2021년 1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3년이 넘게 걸렸다. 농번기 때 모시래 뜰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다 보니 공사가 길었다.
호암지에 나타난 수달은 바로 이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여방수로를 따라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물길은 모시래뜰 가운데를 관통해 달천으로 이어진다.
농어촌공사는 제방 공사를 하며 기존 수문과 별도로 자동 개폐 방식의 새로운 수문을 만들었다. 기존 수로 중 새로운 제방에 포함된 구간은 땅 밑으로 지름 50㎝의 흉관을 묻어 수달이 호수로 이동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제방 공사가 끝난 지 3개월이 다 되도록 수달이 모습을 보이지 않아 시민 애를 태우고 있다.

김 의원은 전날 뉴스1과 함께 호암지 수달 이동통로를 점검했다. 점검 결과 수달이 호암지를 찾기 쉽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달천에서 수로를 따라 호암지 아래까지 온 수달은 직각으로 서 있는 높이 2m 10㎝의 수문에 가로 막힌다. 수문을 우회해 통과했다 해도 기존 수로를 따라 제방을 올라가 땅속 흉관을 통해 15m쯤 이동해야 호암지에 도착할 수 있다.
박일선 전국댐연대 대표는 "호암지 수달은 기존 여수로로 이동하거나 제방 둑을 타고 올라오는 두 가지 방법으로 호암지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제방 위에는 펜스가 설치돼 수달 통행이 완전히 끊겼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충주시가 수달이 사는 생태도시를 만들려면 지역에 수달이 몇 마리나 살고 지역 환경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생태조사부터 시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전국댐연대는 수계기금으로 모시래뜰 논을 매입해 수달을 위한 습지를 조성하는 운동에 착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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